[전문기자 칼럼]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꿈

김기정 전문기자(kim.kijung@mk.co.kr) 2023. 3. 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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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숙제를 던졌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윤 대통령은 지난달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하며 K푸드·K콘텐츠 수출을 강조했다.

'1호 영업사원'이 주문한 것처럼 K콘텐츠와 K푸드를 묶어 수출하는 방법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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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숙제를 던졌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윤 대통령은 지난달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하며 K푸드·K콘텐츠 수출을 강조했다. 구체적 방법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K콘텐츠를 패션, 관광, 식품, IT까지 연계해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며 "범부처 간 협력을 통해 수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짚은 처방이다.

'떡볶이'는 이명박 정부 때 한식 세계화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떡의 쫀득거리는 식감을 이해하지 못한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걸 바꾼 게 배우 이정재가 주연한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떡볶이, 달고나, 컵라면, 믹스커피, 소주, 붕어빵을 보며 해외 소비자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선 K치킨이 인기를 끌고 로스앤젤레스에선 한국식 핫도그 프랜차이즈 여섯 곳이 경합 중이다. 프랑스 파리 '젊음의 거리'인 마레지구에도 한국 과자와 라면, 소주, 음료를 파는 마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고추장, 간장, 된장 등 K소스를 찾는 해외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콘텐츠의 힘은 이렇게 무섭다. 음식은 '식문화'이기 때문이다. 문화를 모르는 나라의 식품을 입안에 집어넣기는 힘들다. 콘텐츠와 식품을 합치는 일은 쉬운 것 같지만 어렵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정부 각 부처가 자신의 영역 내에서 열심히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외문화원,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K콘텐츠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해외에서 K푸드 시식 행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두 기관이 손을 잡고 수출 전략을 고민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 '1호 영업사원'이 주문한 것처럼 K콘텐츠와 K푸드를 묶어 수출하는 방법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위드 BTS'나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보고 들으면서 김치 만들기를 하거나 김밥 시식 행사를 진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미디어월이나 미디어아트가 펼쳐진 복합문화 공간에서 먹고 마시는 K푸드를 상상해보라.

이를 위해서는 까다로운 지식재산권(IP) 문제를 풀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면 각종 규제 장벽도 넘어서야 한다. 실제 해외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식품을 파는 것은 법적으로 막혀 있다. 해외 한국문화원이 정부 건물이라 상업 행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해외문화원과 차이점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20년 넘게 열리고 있는 재팬 엑스포를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전파하고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의 한국 상품을 수출하는 데는 정부와 민간기업 간 협력도 필요하다. 전 세계 '문화소비자'들이 목말라하는 역동성과 다양함, 섬세하면서도 풍요로운 'K' 상품을 소개하는 데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 샘에서 물이 터질 때까지 마중물을 부어줘야 한다. 박 장관과 정 장관이 이른 시일 내에 만나 1호 영업사원의 주문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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