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왕은 살아있다…부상에도 첫 승을 안긴 세징야

황민국 기자 2023. 3. 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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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징야(왼쪽에서 두 번째)가 19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3 K리그1 4라운드 전북전에서 2-0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린 뒤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대구FC가 어려울 땐 항상 이 선수가 제 몫을 해낸다.

‘대구의 왕’이라 불리는 테크니션 세징야(34)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대구의 강등 위기를 해결했던 그는 올해 첫 승리도 선물해 4년 만의 만원 관중(1만 2253명)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대구는 19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3 K리그1 4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김진혁과 세징야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4경기 만에 1승(2무1패)을 따낸 대구는 단숨에 6위로 올라섰다. 반면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전북(1승1무2패)은 8위로 무너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대구의 설욕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대구가 전북에 0-5으로 완패하면서 강등 위기에 몰린 악연이 있어서다. 당시 감독대행이었던 최원권 감독이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상대이기도 하다.

최 감독 본인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대구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발을 더 뛰는 것을 넘어 몸을 던지며 전력에서 한 수 위인 전북을 괴롭혔다. 이용래 플레잉 코치와 베테랑 이근호가 솔선수범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그 효과가 골로 나타났다. 대구는 전반 10분 전북 진영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케이타가 올린 공이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떨어진 것을 수비수 김진혁이 감각적인 오른발로 감아찬 것이 골문 구석을 찔렀다.

귀중한 선제골을 따낸 대구의 남은 과제는 골문 단속이었다. 대구는 전북의 거센 공세를 막는데 온 힘을 다했다. 전북에 볼 점유율은 내줘도 유효슈팅 없이 전반을 마쳤지만 수비 불안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최근의 아픔에 긴장을 풀 수 없었다. 후반 20분 전북 하파 실바의 날카로운 슛과 후반 31분 구스타보의 헤더슛은 위협적이었다. 긴장감 속에 양 팀이 충돌해 경고가 속출했다.

반전이 필요할 때 세징야가 제 몫을 해줬다. 후반 14분 바셀루스 대신 교체 투입된 그는 종료 직전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터뜨렸다. 세징야는 장성원이 왼쪽 측면에서 낮게 깔아준 패스를 잡아챈 뒤 왼발로 골대 오른쪽에 꽂으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2023년 대구의 첫 승이자 대구의 왕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한 방이었다.

세징야의 득점은 부상 투혼 속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빛났다. 지난 15일 내전근을 다치면서 휴식이 절실했지만 팀을 위해 출전을 자처했다. 최 감독은 “부상이 있는데로 출전시킨 난 지도자로 실격”이라면서도 “세징야에게 너무 고맙다. 이런 마음을 어린 선수들이 보면서 대구의 DNA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원에선 대전 하나시티즌이 이진현과 변준수, 김민덕의 릴레이골로 홈팀 수원 삼성을 3-1로 눌렀다. 승격팀 대전은 2승2무(승점 8)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수원(1무3패)은 꼴찌에 머물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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