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0조 투자에 K칩스법도 속도 … 반도체 세계패권까진 갈 길 멀다
정부가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데 이어 반도체 특별법(K칩스법) 국회 처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지난 16일 K칩스법을 의결했다. 대기업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기존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기로 했는데 여야 합의로 처리한 만큼 본회의 통과도 무난할 전망이다.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한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때마침 한일관계 개선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과 일본 반도체 소재 장비 기업과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근간이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반도체 산업(2020년 기준)은 국내총생산(GDP)의 5.6%, 전체 설비투자액의 24.2%, 총수출의 19.4%를 차지한다.
그런 반도체 산업이 최근 수출액이 반 토막이 나는 등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3%나 급감했는데 그 여파로 나라 전체 수출 역시 7.5% 줄어 5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는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메모리 분야에서마저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삼성의 국내 생산기지 건설 계획도 평택 캠퍼스 이후 9년 만에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칩스법 통과는 반도체 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700조원의 직간접 생산 유발과 16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
대기업 특혜와 세수 감소를 이유로 K칩스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전 국가적인 지원이 필수다. 미국 등 세계 각국도 노골적인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과 더욱 파격적인 지원이다. 미국과 대만을 넘어 세계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갈 길은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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