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방명록에서 읽은 이름
허연 기자(praha@mk.co.kr) 2023. 3. 19. 17:09
차가운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듯
그대 혼자 이 방명록의 페이지를 넘길 때
생각에 잠긴 그대의 눈에
내 이름이 띄기를.
내 이름 그대가 읽을 날이
얼마나 먼 날일 것인지
죽은 사람에 대한 추억처럼
나를 생각해 주세요.
내 마음 여기 묻혀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 바이런 作 '몰타섬에서 방명록에'
여행지 방명록에 이름을 쓰면서 기도한다. 어느 날 그대가 이 여행지에 들러 방명록에 있는 내 이름을 발견하기를….
그 이름이 그대의 마음에 잠겨 있던 추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기를.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잊히는 것이다. 미움받는 것보다 더 아픈 게 잊히는 것이다. 영국의 낭만시인 바이런은 말한다. 나를 기억해 달라고, 죽은 사람처럼 생각해도 좋으니 제발 기억만 해 달라고 말한다. 잊힌다는 건 사라지는 거니까.
[허연 문화선임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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