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토큰 모두 강한 증권사 만들것"

김명환 기자(teroo@mk.co.kr) 2023. 3.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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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 KB증권 사장
작년 LG엔솔 기업공개 힘입어 1위
업계 첫 '쿼드러플 크라운' 신기록
개편주도 MTS는 고객 200만 넘어
개인 채권 투자 확대 디딤돌 마련
"경영성적 85점 … 올해 15점 채울 것"

◆ 톡톡! 경영인 ◆

여의도 증권가에 종사하는 이들을 '여의도 증권맨'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주식 거래와 해외 투자 손이 큰 업종이다 보니 이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사람 하면 으레 남자를 떠올려서인지 모른다. 그런 증권가에서 빅5로 꼽히는 KB증권을 이끄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돋보이기 마련이다. 김성현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5년째 KB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는 박정림 사장(60)의 얘기다. 2019년 김 사장과 함께 KB증권을 맡게 된 뒤 회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동학개미 열풍이 일었던 2021년에는 영업이익 8213억원을 달성했다. 직전 연도에 비해 46%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WM·박 사장)와 투자은행(IB·김 사장) 양 날개가 증시 훈풍을 그대로 타고 날아올라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단기 금융시장 불안으로 불확실성이 대폭 커진 작년에는 자연스레 영업이익도 줄었지만, 업계 최초로 '쿼드러플 크라운'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면서 위신을 세웠다. 전통적인 채권발행시장(DCM) 강자였던 KB증권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며 주식발행시장(ECM)에서도 선두 자리를 움켜쥐었다. 또 인수·합병(M&A)과 인수금융에서 왕좌에 올랐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사용자 200만명을 넘어서며 업계 1위를 꿰찼다.

박 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직원들의 헌신이 1등 공신"이라며 "김 사장과의 찰떡 호흡도 불가결한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4년간 결과를 점수로 따지자면 85점으로, B+등급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더욱 시너지를 내 나머지 15점을 채우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KB증권에서 WM, 세일즈&트레이딩(S&T), 경영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눈부신 성과를 낸 쪽은 개인 채권 판매 분야다. 그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시장 전체적으로 개인이 사들인 국채 규모가 3조60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1·2월 두 달간 개인이 매수한 채권 규모는 2조16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개인 대상 국채 판매량이 6700억원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은 30%에 달한다. 그는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국고채 시장 참여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매수·매도가 자유로운 유동성 덕분에 트레이딩으로 접근하는 고객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의 높은 점유율은 MTS에서 직접 살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한다고 박 사장은 봤다. 그는 "이를 위해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발에 임직원이 크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올해 새로운 도전 분야로 토큰 증권(STO)을 꼽았다. 업계에서 KB증권은 꽤 앞서서 STO 분야를 준비한 증권사로 꼽힌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전담조직을 신설해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와 관련한 블록체인 연동 여부 등 핵심 기능 시험 수행도 완료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초 STO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몸을 풀고 있던 셈이다.

박 사장은 "정부의 STO 가이드라인에 맞춰 많은 시장 참여자와 협력하기 위한 STO 사업자 협력체인 'ST 오너스(ST Owners)'도 구성했다"며 "STO 생태계 조성을 위해 STO 발행과 유통 등에 관련된 사업자로 구성돼 있는데, 향후 서비스가 출시되면 소비자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본래 강점인 주식 거래가 주력 사업에서 소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박 사장은 피력했다. 특히 서학개미 부활도 중학개미의 부상을 예견한다며 주식 투자처 다변화에 맞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과 미래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모이는 곳으로, 고객 수익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환전, 시차 등 미국에 투자할 때 고객이 불편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외 주식 원장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해 고객 편의와 관련된 업무 처리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혁신적이고 편리한 매매 서비스를 지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등에 따라 중국 부활이 점쳐지기도 한다"며 "서학개미는 물론 중학개미 고객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여 KB증권 위상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또 하나의 목표는 'GWS(GOLD&WISE SUMMIT)'라고 강조했다. GWS는 초고액 자산가의 자산 관리를 도맡아 하는 본부다. 지난해 8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센터인 'KB GOLD&WISE the FIRST'를 열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갔다. 박 사장은 "'KB GOLD&WISE the FIRST' 오픈 이후 WM 관련 지표에서 짧은 시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며 "고객 관리 체계는 고객 수익률과 서비스 만족도 증대로 이어졌고,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증권은 6개월 만에 WM 개인 자산이 3배 이상, 30억원 이상 초부유층 고객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목표가 △비대면 거래 확대 △GWS 강화 △2연속 쿼드러플 크라운"이라며 "지난 4년과 마찬가지로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춰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정림 사장은… △1963년 서울 출생 △서울 영동여고 △서울대 경영학 학사 동대학원 석사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 부장 △ KB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 부장 △ KB국민은행 WM본부장 △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 책임자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 그룹 부행장 △ KB금융지주 WM 총괄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 △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겸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자본시장·CIB·AM부문)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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