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점령지 전격 방문한 푸틴…전범 수배 후 공개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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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로부터 전쟁범죄자로 낙인 찍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점령지를 전격 방문해 시선을 끌었다.
작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방문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장소를 전격 방문한 것은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ICC와 국제사회의 비판를 조롱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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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후 점령지 방문 공개한 건 처음
마리우폴은 무차별 살상·강제이주로 잿더미된 점령지
"ICC 체포영장과 국제사회에 대한 항변이자 조롱"
국제사회로부터 전쟁범죄자로 낙인 찍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점령지를 전격 방문해 시선을 끌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공개하자, 국제사회를 향한 항의와 조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사상 처음으로 방문했다고 19일(현지시간) 전했다.
타스 통신은 크렘린궁 발표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을 방문해 시내 여러 장소를 시찰하면서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작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방문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도 '특수군사작전(전쟁) 지역'을 방문했다고 밝힌 적은 있으나, 그 당시 방문 지역을 특정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점령지인지 불분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마리우폴에 도착했다. 크렘린궁은 방문 일시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AFP 통신은 18일이라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거리를 따라 차량을 몰면서 여러 차례 정차했다"며 "동행한 마라트 후스눌린 부총리가 마리우폴 시내와 교외 지역 재건과 관련한 세부상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작년 3월 17일 러시아가 극장을 폭격해 최소 600명이 숨지는 등 전쟁 초기에 남부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범죄가 저질러진 지역이다.
해당 극장에는 공습을 피해 모인 임산부와 신생아, 어린이 등 민간인 1000여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극장 앞 운동장에 '어린이들'이란 표식이 새겨져 있었으나 러시아군은 보란 듯 500㎏ 폭탄 두 발을 떨어뜨렸다.
당시 폭격 후 살아서 극장을 빠져나온 사람은 2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작년 3월 9일에는 마리우폴 시내 산부인과 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당해 임산부와 신생아, 의료진 등이 숨졌다. 마리우폴 주민 중에 사상검증이나 세뇌 뒤 러시아 본토로 강제이주 당한 이들이 많았다는 증언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이 ICC의 체포영장을 받게 된 것도 어린이들을 납치해 강제로 이주시킨 혐의 때문이다.
러시아가 작년 5월 마리우폴을 완전히 점령하는 과정에서 마리우폴에선 2만명이 넘는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장소를 전격 방문한 것은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ICC와 국제사회의 비판를 조롱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마리우폴은 인구의 절반가량이 러시아계이고, 대부분 주민이 러시아어를 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계 주민 탄압을 막겠다는 명분 아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초토화된 마리우폴의 재건을 통해 선전에 활용해 왔다. 푸틴 대통령의 마리우폴 행보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마리우폴 네프스키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그곳 주민의 초청으로 집에 방문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9주년을 맞아 크림반도를 찾았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에 접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전투사령부를 찾아 최고 지휘관들과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12월 17일에도 이 사령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로이터 통신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경우 수차례 전선을 찾아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전략전술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푸틴 대통령은 대체로 크렘린궁에 머무르며 원격으로 전쟁을 지휘해 왔다고 지적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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