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뮤지컬 만세"…'영웅' 관객 100만 눈앞

고보현 기자(hyunkob@mk.co.kr) 2023. 3. 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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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캣츠 등 이어 9번째
2009년 초연후 700여회 공연
뉴욕·하얼빈에서도 갈채 받아
10년 넘게 안중근 열연 정성화
주연 영화 '영웅'도 320만 돌파
이달 누적관객 10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둔 뮤지컬 '영웅'. 【사진 제공=에이콤】

국내 창작 뮤지컬의 대표주자로 여겨지는 뮤지컬 '영웅'이 누적 관객 100만명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17일 제작사 에이콤은 "작품이 오는 28일 100만 관객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영웅'이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2009년 10월 초연 이후 14년 만이다. 미국 뉴욕, 중국 하얼빈 등 국내외를 오가며 공연계 역사를 쓴 '영웅'의 발자취를 매일경제신문이 되짚어봤다.

◆ 14년간 총 9개 시즌 722회 공연

뮤지컬 관객 100만명은 종종 영화 관객 1000만명과 동일시된다. 지금까지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작품은 2007년 뮤지컬 '명성황후'를 시작으로 '캣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시카고' '아이다' 등 8편이다.

뮤지컬 '영웅'은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거사 100주년에 맞춰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해당 날짜는 안 의사가 하얼빈역에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총탄 3발을 명중한 날이다. 제작사는 작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첫 공연 날짜로 거사일을 염두에 뒀다. 주요 배우와 연출진은 초연 준비를 위해 중국 다롄과 하얼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답사를 다녀왔다. 이후 '영웅'은 지금까지 9개 시즌과 722회에 달하는 공연을 거쳐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18개 도시 공연을 비롯해 2011년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2015년에는 하얼빈 환구극장에서 뜻깊은 해외 진출을 이뤘다. 한국뮤지컬대상, 더 뮤지컬 어워즈,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등 다수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무대미술상,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 정성화 등 14명의 영웅

10년 넘게 이어져 온 뮤지컬의 저력에는 단연 배우 정성화가 있다. 초연부터 합류한 그는 한 차례를 제외한 8번의 시즌 동안 총 288번 도마 안중근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는 열정을 보였다. 독립투사의 뜨거운 면모와 '누가 죄인인가' '장부가' 등 웅장한 넘버를 카리스마 넘치게 선보이면서 '안중근이 곧 정성화'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14년간 역대 안중근 역을 맡은 배우는 총 14명에 달한다. 정성화 다음으로 가장 많이 주연을 소화한 양준모를 비롯해 신성록, JK 김동욱, 민영기, 안재욱, 이지훈 등이 연기했다. 그 밖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주요 배우가 작품을 거쳐갔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해수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전미도는 2009년 각각 최재형과 링링 역을 맡은 바 있다. 최근 드라마 '환혼2'에 참여한 배우 임철수도 같은 시즌 무대에 올랐고, 배우 이엘리야 또한 '영웅'의 앙상블 출신이다.

◆ 영화·뮤지컬 이례적 동시 공개

'영웅'에게 이번 시즌은 좀 더 특별하다.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사상 첫 영화가 만들어져 개봉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주연을 맡은 배우 정성화를 포함해 나문희, 김고은 등이 윤제균 감독과 의기투합해 누적 관객 326만명을 끌어모았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뮤지컬도 덩달아 가족, 중년 관객 특수를 누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제작사 에이콤은 뮤지컬 '명성황후'에 이어 '영웅'까지 밀리언셀러 작품을 두 편이나 보유하게 됐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100만 관객을 모은 작품도 '명성황후'다. 윤홍선 에이콤 대표는 "한국 뮤지컬 역사 속 '영웅'이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면 따뜻한 봄날이라기보다 비바람과 태풍을 마주했던 힘들고도 특별한 과정이었다"며 "이번 9번째 시즌은 여느 때보다 의미가 남다르다. 코로나19라는 힘든 시국을 지나 1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어 무척이나 값지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정리한 뒤 지난 17일부터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다시 무대를 이어간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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