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게 시작해 산만하게 끝난 롯데의 2회 수비···‘문제와 해답’ 모두 보였다

안승호 기자 2023. 3. 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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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현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취 2득점 뒤 수비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았다. 롯데 선발 한현희는 19일 시범경기 사직 LG전에서 2-0이던 2회초 선두타자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문보경을 2루수 땅볼로 낚아냈다.

곧바로 공수교대가 될 것 같던 흐름. 그러나 한현희가 박동원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고 홍창기마저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상황은 급변했다. 한현희는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이어 나온 김민성마저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무사 만루로 몰리더니 송찬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후속타자 박해민에게는 좌전안타를 내주며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는데, 롯데로서는 그다음 장면이 더욱더 나빴다. 롯데 좌익수 황성빈이 잡아 던진 공을 3루수 윤동희가 중간에서 잘랐다. 2루를 지나 3루로 향하려던 LG 1루주자 송찬의가 꼼짝없이 협살에 걸리는 수순. 그러나 윤동희의 2루 송구가 벗어났다. 롯데 2루수 안치홍이 몸을 날리며 잡아냈지만, 이미 송찬의는 3루에 안착했다. 송구가 외야로 빠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롯데는 이어진 위기에서 추가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2회 들어 처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을 때만 하더라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수비 시간이 길어졌다.

롯데의 2023시즌 가장 큰 숙제는 ‘수비’에 있다. 롯데는 2022시즌 ‘수비효율’이 가장 떨어졌던 팀이다. 인플레이타구의 아웃 비율을 나타나는 ‘DER’에서 0.649로 전체 최하위였다. 수비 약점이 자주 부각되던 한화의 수비효율(0.679)과 비교해도 확연히 떨어졌다.

수비력은 수비 시간의 영향을 받는다. 수비 시간은 투수력에 반비례하는 지표다.

롯데는 2022시즌 볼넷을 가장 많이 내주는 팀은 아니었다. 전체 시즌 492개의 볼넷을 내줬다. 롯데보다 피볼넷이 많은 팀이 네 곳이나 있었다. 또 몸에 맞는 볼은 80개를 허용했다. 롯데보다 몸에 맞는 볼을 많이 내준 팀은 두 곳 있었다.

그러나 피안타율을 0.274로 전체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46으로 8위였다. 롯데는 전반적으로 수비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야구를 했다.

새 시즌 롯데 투수진을 이끄는 배영수 투수코치가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러 시도를 통해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을 끌어올리며 적극적인 승부를 유도하려 하고 있다. 강한 투구로 강한 타구를 줄이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이날 롯데의 2회 수비는 산뜻하게 시작했지만, 산만하게 끝났다. 2023시즌 롯데의 문제와 답이 모두 담겨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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