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대성동 주민 '고엽제 질환' 역학조사 시급
파주지역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 마을에서 복무한 군인은 고엽제 피해가 지원되지만, 주민들은 제외돼 논란(경기일보 13일자 10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도 고엽제 의심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노환에 따른 자연 질환으로만 알고 있어 고엽제 질환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시급하다.
19일 대성동마을 주민 및 카투사(미8군에 증강된 한국군 육군 요원)들의 복무를 다룬 ‘임진 스카웃’의 저자 문관현씨 등에 따르면 미국(국가보훈처)은 2011년 초 연방정부 공보를 통해 DMZ 일부 지역에서 고엽제에 노출됐던 주한미군 출신 예비역을 위한 규정을 발표하며, 1967년 9월1일~1971년 8월31일 복무한 예비역에 한해 고엽제 노출을 인정했다.
고엽제가 DMZ에 살포됐음을 인정하는 조치로 미2사단 38보병 1대대 등 30여부대가 이에 해당한다.
미2사단 민사과 소속으로 1967~1970년 대성동 마을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던 김상래씨(77)도 이 규정에 따라 고엽제 후유증(20종)의 허혈성 심장질환, 후유의증(19종)의 고혈압 및 고지혈증 총 3가지로 인해 50년 만에 뒤늦게 ‘고엽제 환자’로 판정받았다.
이처럼 김씨가 고엽제 환자로 진단 받음에 따라 대성동 마을 주민들도 고엽제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성동 마을은 182명이 거주한다. 10~50대가 100여명, 60대~70대가 60여명, 80대 이상은 20여명 등이다. 경기일보가 이들 가운데 50대 이상 주민 2명을 대상으로 문의한 결과, 김씨와 같은 심장질환과 고혈압·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엽제 후유증 질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대성동 마을 A씨(54)는 부친이 고엽제 후유증 질환인 심장질환을 앓다 4년 전에 작고했고, 어머니도 같은 증세로 오랫동안 치료 중이다. A씨는 “나도 수년째 협심증과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병원에선 유전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B씨(56)도 부친이 70대 초반에 작고했는데 심장병 증세였다. 그는 “나도 고혈압 등으로 치료받고 있다”면서 “유전질환도 아니고 소식과 싱겁게 먹는데 도대체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임진 스카웃’의 저자 문관현씨는 “정전협정에 따라 DMZ에 거주하는 대성동 주민들은 고엽제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나서 대성동 주민들의 고엽제 피해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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