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여파 속...美금리 발표 주목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3. 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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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쇼크, 한미 위험 동반 상승
시장, 금리 인상 속도조절 예상
中리오프닝에 코스피는 견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미 증시의 투자 위험도가 지난주 대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의 경우 금융사 부실이 직접적으로 발생하진 않아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경우 코스피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매일경제와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가 공동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주식 위험 관리 지표 ‘붐&쇼크 지수’가 이번 주 미국판과 국내판 모두 위험도를 상향 조정했다. 서학개미용 미국판은 전주 57에서 67로, 동학개미용 국내판은 35에서 45로 올랐다. 미국판의 경우 지난 2022년 5월 급락장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붐&쇼크지수가 0~10이면 ‘현금 비중 축소’, 11~50은 ‘중립’, 51~100은 ‘현금 비중 확대’를 뜻한다. 국내판은 현재 위험도가 여전히 중립 수준이지만 미국판은 현금 비중 확대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직면한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금융 시스템 부실 우려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란 해석이다. SVB 파산 사태는 시그니처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부실, 크레디트스위스 매각 논의 등으로 이어지며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 대형주 주식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빅스(VIX) 지수는 2주 연속 상승하며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이 증가했음을 반영했다. 특히 최근엔 빅스 VIX 지수가 장중 30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 금리는 연초 13%에서 최근 15.3%로 상승하며 저신용등급 기업들의 부도 위험도 커졌다.

오기석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은 “채권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MOVE 인덱스’는 현재 코로나19 기간 수준을 훌쩍 뛰어 넘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근접하면서 14년 이내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채권 시장에서의 혼란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 시스템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증시가 반등할 때마다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월가 족집게’로 불리는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SVB 사태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증시에 나타난 상승장이 ‘불트랩(속임수 상승)’에 불과함이 확실해졌다”며 “SVB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개입할 때마다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데 투자자들이 이 기회를 이용해 차익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시간 기준 이달 23일 새벽엔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연준의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내려질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은 은행 건전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연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서거나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국내판이 미국판 대비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적극적인 부양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무역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소비 활동의 증가는 주요 기업 실적 성장으로 이어져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는 한국 금융사들의 건전성 문제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1400원대까지 급락했던 달러당 원화값도 현재 1300원대까지 올라 등락을 거듭 중이다.

이번 주 한국 증시 또한 연준의 금리 발표 결과에 따라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현실화한다면 지금까지 한국 증시를 견인했던 2차전지(배터리)를 필두로 기술·성장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금융주 급락 여파로 부진했지만 기술주가 강했던 점은 긍정적”이라며 “한국 증시는 FOMC를 앞두고 관밍 심리가 높은 가운데 업종 차별화 속 견조한 모습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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