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5년까지 은행 차액결제 담보율 100% 추진
한국은행이 차액결제 실패를 대비해 은행으로부터 받아놓는 담보의 비율을 현재 70%에서 2025년 8월까지 10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은행의 지급·결제와 관련한 신용 위험을 줄이는 조치인데,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 등을 계기로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현재 70%인 은행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2025년 8월까지 100%로 높여갈 방침이다. 차액결제는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금융기관 사이에 이뤄지는 이체 등의 자금거래를 일정 시간을 두고 거래를 모아 마감한 뒤 각 금융기관의 줄 돈, 받을 돈을 계산해 차액만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은행 간 소액거래는 거래 다음 날 오전 11시 한은이 은행 사이 차액을 정산해주고 결제를 마친다.
각 금융기관이 차액결제에 앞서 미리 지급하는 이 방식은 불가피하게 ‘신용 위험’이 발생한다. 확률은 낮지만, 미국 SVB처럼 하루나 이틀 짧은 시간에 은행이 갑자기 파산에 이를 경우 파산 은행을 상대로 거래한 은행들은 다음날 차액을 정산받을 수 없어 유동성 위험이 연쇄적으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한은은 각 은행으로부터 차액결제 규모의 70%에 해당하는 국채·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을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으로 받아두고 있다. 만약 한 은행이 파산해 담보를 제외한 30%의 미결제가 발생하면, 현행 손실분담제도에 따라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나머지 금융기관들이 우선 나눠 메워야 한다.
한은은 약 10년 전만 해도 30% 수준에 불과했던 이 비율을 계속 높여왔다. 올해 2월까지 80%로 인상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경색이 심해지자 한은은 은행 유동성 지원 차원에서 오는 5월 말까지 인상을 미룬 상태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차액결제 담보 비율을 70% 수준에서 추가 유예할지 80%로 올릴지 앞으로 회의를 통해 의결해야 한다. 유예가 종료되면 은행들은 8월까지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80%로 높이고, 한은 내부 목표대로라면 2025년 8월까지 100%에 맞춰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가 자금시장 상황, 개별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담 등까지 살펴 결정할 것”이라며 “SVB 등이 불과 30여 시간 사이 파산한 사실과, 세계적으로 큰 한국의 온라인 결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비율 인상을 계속 미루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군 20대 장교 숨진 채 발견···일주일 새 군인 4명 사망
- 서울 강서구서 또 ‘층간소음 살인’?···빌라서 이웃 흉기살해 40대 검거
- “강형욱, 직원들 최고대우···욕설도 안해” 전 직원의 입장
- 인천시청서 6급 공무원 사망 “업무 때 자리 오래 비워 찾았더니…”
- 기아차 출국 대기 줄만 300m…운 나쁘면 3일 넘게 기다려야 승선[현장+]
- [단독] 세계유산 병산서원 인근서 버젓이 자라는 대마…‘최대 산지’ 안동서 무슨 일이
- 아이돌 출연 대학 축제, 암표 넘어 ‘입장도움비’ 웃돈까지…“재학생 존 양도” 백태
- 출생아 80% 증가한 강진군의 비결은…매월 60만원 ‘지역화폐 육아수당’
- 음주운전 걸리자 “무직” 거짓말한 유정복 인천시장 최측근…감봉 3개월 처분
- 미국의 ‘밈 배우’ 전락한 니콜라스 케이지…그 좌절감을 승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