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불어닥친 국내 가상자산 시장…작년 하반기 시가총액 4兆 증발
일평균 거래금액 작년 12월 1.4조까지 쪼그라들어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투자 집중도 높아져
30대 남성 여전히 거래소 이용 연령대 1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테라·루나, FTX 사태 등으로 약세를 보이며 작년 하반기 4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는 하루 평균 거래금액이 3조원으로 반토막 나며 수익성 역시 80% 이상 쪼그라들었다.
19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작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작년 12월 말 시가총액은 약 19조원으로 같은해 6월 말 23조원보다 16%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보다 큰 하락 폭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1010조원으로 10% 하락하는 데 그쳤다.
원화마켓의 시가총액이 18조8000억원으로 97%를 차지하며, 전분기 대비 시장의 비중을 1%포인트 늘렸다. 코인마켓 시가총액은 6000억원(3%)으로 집계됐다.
FIU는 시장 위축에 대해 “금리·물가상승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루나 사태, FTX 파산 등 부정적 사건으로 인한 신뢰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27개)의 작년 하반기 총거래금액은 545조원으로, 일평균 거래금액은 3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43% 급감한 수치다. 하반기 들어 월별 거래금액 추이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6월 4조2000억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금액은 12월에는 1조4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원화예치금도 작년 말 기준 3조6000억원으로 같은해 6월 말 대비 38% 줄어들었다.
거래금액이 줄다 보니 가상자산 거래소는 수익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작년 하반기 매출액은 578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익은 1274억원으로 무려 80% 줄어들었다. 이 중 원화마켓 사업자는 17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73% 수익성이 급감했으며,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코인마켓 사업자는 50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손실 폭을 확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평균 수수료율은 0.16%였다. 원화마켓 평균 수수료율은 0.18%, 코인마켓 평균 수수료율은 0.15%로 집계됐다. FIU 관계자는 “주식 시장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수수료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한국거래소 주식 매매수수료율은 0.0027%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작년 하반기 1362개로 전분기 대비 0.7%(9개) 줄어들었다. 사업자 간 중복지원을 제외한 국내 유통 가상자산 종류는 625종으로 13종 감소했다. 원화마켓은 평균 154개, 코인마켓은 평균 27개의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주류 가상자산보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상위 10대 가상자산 투자비중은 57%로 전반기 대비 11%포인트 늘어났다.
가상자산이 거래중단(상장폐지)된 주요 원인은 프로젝트 위험(50%), 투자자 보호 위험(22%), 시장 위험(22%) 순으로 조사됐다. 트래블룰(100만원 이상 출고시 송수신자 정보 등 전송)을 적용 받는 국내 거래소간 거래금액은 7조5000억원으로 총출고액(30조6000억원)의 약 25% 수준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현황을 보면 등록된 계정수는 작년 말 1178만개로 6개월 전보다 132만개 감소했다. 장기간 휴면 등으로 자동 탈퇴된 계정 수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같은 기간 실제 이용자수는 627만명으로 63만명(9%) 줄어들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30대 남성으로 나타났다. 이어 40대(28%), 20대(21%), 50대(16%), 60대(5%) 순이었다.
이용자의 69%가 50만원 미만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1억원 이상을 보유한 이용자는 전체의 0.4%인 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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