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 무대서 '존재감' 드러낸 김여사…日언론 "패션리더" 평가

최동현 기자 2023. 3. 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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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간 4차례 단독 일정…日총리 부인·건축가와 문화·예술 교류
日언론, 김건희 여사 패션·팬클럽 조명…"팬클럽까지 존재" 보도
김건희 여사가 16일 일본 도쿄 총리 공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와의 친교 행사에서 전통 한과를 건네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3.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일본 순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정상 외교에 밀착 동행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친분을 쌓으며 '영부인(Frist lady) 외교'에 적극 나섰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6~17일 일본 방문 기간 동안 총 6차례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재일동포 간담회, 한일 정상 부부 동반 만찬 등 윤 대통령과 동행한 두 차례 일정을 빼면 나머지는 김 여사의 '단독 일정'으로 소화했다.

김 여사는 16일 윤 대통령과 방일 첫 일정인 '재일동포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뒤, 일본 총리 부인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따로 만났다. 두 여사는 지난 11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 만에 재회했다.

두 여사는 일본 총리 공저에서 화과자를 만들고 말차를 마시며 '조선을 사랑한 민예운동가'로 알려진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와 그가 설립한 민예관, 유코 여사 고향 히로시마, 일본 저자의 유명 저서, 양국 간 문화 교류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화과자 만들기' 체험 초청에 대한 화답으로 유코 여사에게 우리나라 전통 한과인 유과, 과편, 다식 등을 건네면서 "오늘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나눈 만큼, 양국 국민들도 더욱 가깝게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여사는 당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후 도쿄 긴자의 요시자와 식당에서 열린 부부 동반 만찬에 참석해 대화를 이어갔다. 통상 실무 방문 때는 총리 관저에서 배석자들과 함께 만찬을 여는 일본 관례에 비춰보면, 부부 동반 만찬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건희 여사가 17일 일본 도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의 오찬에서 선물받은 이세이 미야케 옷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 여사는 방일 둘째 날인 17일은 세 차례의 일정을 오롯이 '단독 일정' 으로 소화했다. 세계적인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오찬을 함께하고, 일본민예관과 동경한국학교를 찾는 등 본업인 디자인과 문화·예술 행보에 집중했다.

김 여사와 다다오는 7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 기획자 출신인 김 여사가 2016년 주최한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 전'(展)이 계기였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서한으로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등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근황을 공유하고, 다다오가 윤 대통령의 취임 당시 축하선물로 보낸 오브제 작품 '푸른 사과'의 의미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다다오는 최근 별세한 일본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주름 옷'을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

지난해 8월 작고한 이세이 미야케는 세계 패션계에 파장을 가져온 혁신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특히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이세이 미야케의 옷을 즐겨 입었던 것이 재조명되면서, 김 여사가 선물 받은 옷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16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로 향하고 있다. 2023.3.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김 여사의 '패션'에 대한 일본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던 점도 이번 순방의 특이점이다. 주요 현지 언론들은 김 여사가 일본 땅을 디뎠을 때 착용한 패션을 상세히 보도하거나,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상의 이른바 '김건희 팬클럽' 존재까지 조명했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김 여사의 옷차림에 대해 "연한 회색 코트에 스카프, 흰색 바지를 입었다"고 묘사하면서 "(김 여사는) 한국에서 패션 리더로 인정받고 있으며, 팬클럽까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또 아사히는 김 여사와 관련해 "미술과 문화에 밝고 2008년 서울의 한 사립대학(국민대)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하면서 김 여사가 미술 전시 기획사를 설립해 샤갈과 마크 로스코 등 유명 작가의 작품 전시회를 기획했던 점도 언급했다.

산케이신문은 김 여사가 윤 대통령보다 12살 연하인 점을 거론하면서 "역대 영부인 가운데 젊은 김 여사의 퍼스트레이디 외교도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지난해 스페인과 동남아 순방에 (김 여사가) 동행했을 때 일거수일투족이 한국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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