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교야구에서 제동 걸린, 눗바의 ‘후추 세리머니’ 논란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의 라스 눗바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의 ‘히트 상품’이 돼있다. 일본계 미국인 선수로 ‘사무라이 재팬’에 합류한 눗바는 대회 개막 이후 4강 진출을 확정하기까지 5경기에 타율 0.368(19타수 7안타)로 건실한 공격력을 보이며 중견수로도 눈부신 활약을 했다.
눗바는 일본 야구팬 사이에서 이미 스타로 떠올랐다. 눗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그가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밟은 뒤 펼치는 ‘후추 그라인더’ 세리머니도 화제가 됐다. 후추통을 잡고 후추를 갈아 넣듯 두 손을 교차하며 비트는 동작으로, 그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결정적 장면이 나올 때면 펼치는 세리머니다. 눗바의 인기에 일본 내 야구팬들도 이를 따라하고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눗바의 ‘후추 세리머니’가 일본 고교야구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개막한 봄 고시엔 대회인 제95회 센바츠 고교야구 경기 도중 한 선수가 ‘후추 세리머니’를 했다가 심판의 제지를 받았다. 도호쿠 고교와 야마나시 학원의 1회전. 도호쿠 고교 선수는 상대 실책으로 1루를 밟은 뒤 ‘후추 세리머니’를 했고, 더그아웃에서 응원하던 동료 선수들도 같은 동작으로 화답했다. 그런데 이닝이 끝나자 1루심이 관련 내용을 갖고 경고를 했다. 도호쿠 선수들이 같은 세리머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렇게 불거진 세리머니 논란을 두고, 일본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본 스포츠매체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세이가쿠 대학의 하라 스스무 감독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아직도 그런 심판이 있는가. 세상은 개성을 존중하자고 하는데, 다른 사람을 모욕한 것도 아닌 퍼포먼스를 제한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고교야구는 고교야구 선수를 위한 것이다. 선수들이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시대착오라는 지적이 적잖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일본고교야구는 여전히 학생야구다운 순수함에 가치를 두고 있는 가운데 “상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더구나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장면이었다.
이에 일본 고교야구연맹은 이번 일을 두고 세리머니 수위에 대한 일정 수준의 선을 그었다. “불필요한 퍼포먼스나 제스처는 삼가도록 부탁해 왔다. 선수들이 플레이 그 자체로 즐기라는 것이 우리 연맹의 생각”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번 논란을 통해 일본 고교야구 세리머니 제한선이 어느 선에서 정리될지 항후 결과를 떠나 이번 WBC에서 일본대표팀의 행보는 무척 성공적으로 보인다. WBC를 동경하는 일본 고교야구 선수들의 행동도 하나의 단면이 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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