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넌 충분히 잘했어"...경기 중 손 꼭 잡아준 선배, 천재타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IA 김선빈이 경기 중 키움 이정후의 손을 꼭 잡고 미소 지으며 위로와 격려를 했다. 김선빈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에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야구 선배로서 WBC 결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정후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정후는 한일전 대패 이후 "마음을 추스르기보다는 아직도 충격적이다.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계속 생각날 것 같다."라며 힘들어했다. 그리고 "선배님들께서 해놓으신 것들을 무너뜨린 기분입니다."라며 자책했다.
하지만 WBC에서 이정후의 개인의 활약은 빛났다. 4경기 모두 출전해 14타수 6안타 2볼넷 5타점 타율 0.429 OPS 1.071로 활약했다. 세계가 주목한 이정후였지만 그는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완패한 한국 야구에 많은 실망을 했다. "분한 것도 있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 생각이 든다"라며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김선빈도 이런 이정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팀이 다르다 보니 특별한 위로의 말을 건지는 못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따뜻한 스킨십과 미소로 진심을 보여줬다.
KIA 2루수 김선빈은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회말 2사 1루서 러셀의 볼넷 때 2루 베이스를 밟은 이정후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았다. 처음 김선빈이 다가왔을 때 이정후는 당황하는 눈치였다. 김선빈이 공을 숨기고 태그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속임수비를 대비했다.
하지만 김선빈은 다른 의도가 아닌 이정후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다가간 것이었다. 선배의 따뜻한 위로를 받은 이정후는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현했고 환하게 웃었다. 경기 중 서로 다른 팀 선수들이 손을 꼭 잡고 미소 짓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한편 WBC 이후 첫 시범경기를 소화한 이정후는 KIA 특급신인 윤영철을 상대로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예정인 이정후의 야구가 이제 다시 시작됐다.
[경기 중 팀은 달라도 서로 손을 꼭 잡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KIA 김선빈과 키움 이정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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