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한국 연구자가 밝힌 진화생물학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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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도롱뇽의 한 종류인 '알파인 뉴트'가 땅을 짚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17일 표지로 실었다.
땅에 닿아 있는 배 부분의 색이 주황색이고 그 반대 위쪽의 색은 어두운 색인 것을 볼 수 있다.
강창구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는 "눈에 잘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위장색에서 경고색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은 진화생물학계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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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도롱뇽의 한 종류인 ‘알파인 뉴트’가 땅을 짚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17일 표지로 실었다. 땅에 닿아 있는 배 부분의 색이 주황색이고 그 반대 위쪽의 색은 어두운 색인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양서류들이 몸에 이런 색을 갖고 있다. 배 쪽은 눈에 잘 띄는 뚜렷한 색을 가지고 있는 반면 등 쪽은 몸을 숨기기에 적합한 색을 띤다.
진화 생물학적으로 볼 때 보통 화려한 밝은 색은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포식자에게 존재를 알린다. 이미 포식자들이 경고색을 띤 동물을 먹고 독 등의 영향을 겪으며 먹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색은 위장의 목적이 강하다. 주변 환경과 몸의 색을 비슷하게 유지하며 포식자들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강창구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는 “눈에 잘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위장색에서 경고색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은 진화생물학계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강 교수팀은 이 같은 미스터리를 풀었다. 16일 사이언스에 알파인 뉴트 같은 양서류가 위장색에서 경고색으로 진화하는 데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강 교수는 “전 세계 양서류의 과거 진화양상을 분석했다”며 “그 결과 평시에는 위장색을 보이다 포식자의 위협에 직면하면 배의 경고색을 보이는 양서류들이 진화의 중간 단계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 설명에 따르면 국내에선 이런 양서류로 무당개구리가 있다. 무당개구리는 등에는 녹색, 땅에 닿아 있는 배는 주황색을 보인다. 강 교수는 “경고색을 선택적으로 포식자에게 보일 수 있다”며 “위장색에서 경고색으로의 진화에서 일종의 중간 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기초과학 연구가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강 교수는 “진화생물학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을 풀었다는 점과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수 있는 연구란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