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울산 방어진 '용가자미' 수출 효자 될까

김근주 2023. 3.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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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수출 예상…방어진 위판장에 가동·냉동 설비 검토
김종훈 동구청장 "판로 확보로 수산물 가격 안정, 수산업 활성화 기대"
방어진 용가자미 [울산 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동구 방어진항 특산물인 용가자미가 지역 경제를 위한 '수출 효자'가 될 수 있을까.

방어진 용가자미 수출이 물살을 타고 있다.

용가자미는 눈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배 쪽으로 뒤집은 상태에서도 보이는 것이 특징인 가자미다.

등은 암갈색을 띠고, 배 쪽은 하얀데, 배 양쪽에는 자색 띠가 꼬리까지 이어져 있다.

지역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른다.

울산과 경상도에서는 참가자미, 강원도에서는 어구가자미, 포항가자미, 속초가자미로 불리기도 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은 울산 앞바다이다.

50m 안팎의 완만한 대륙붕 지형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덕에 용가자미가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진항에서는 40여 척의 어선이 가자미잡이를 하는데, 전체 가자미 어획량 중 90%는 용가자미다.

방어진항 용가자미 어획량은 2020년 3천297t, 2021년 4천369t, 지난해 3천477t에 이른다.

전국에 유통되는 용가자미의 60∼70%에 해당한다.

동구는 용가자미가 대표 어종인 만큼 상품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용가자미'라는 이름이 친숙할 수 있도록 2021년에는 캐릭터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모티콘으로도 제작해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방어진 위판장 전경 [울산시 동구 제공]

지역 특산물로만 꼽히던 용가자미와 관련한 수출 논의가 시작된 것은 김종훈 동구청장이 국회의원으로 재임(2016~2020년)하던 시절 친분을 쌓았던 중국대사관 측 인사를 통해 중국 투자기업 푸광국제무역 유한회사와 인연이 닿으면서부터다.

지난해 12월 푸광국제무역 회장이 동구를 찾아와 김종훈 구청장과 만나 수출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1월 김 구청장이 울산수협 관계자들과 함께 전북 군산에 있는 푸광국제무역 운영 기업을 1박 2일 일정으로 찾아갔다.

김 구청장과 울산수협 관계자 등은 냉동·냉장 해산물 수출입 현장과 가공 현황을 함께 둘러보며 방어진 용가자미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 자리에서 동구와 울산수협, 푸광국제무역, 한중경제문화교육협회 울산지회 등은 수산업 발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수출 논의가 한 단계가 더 나아간 것은 지난 15일 푸광국제무역 측이 동구를 다시 찾아오면서부터다.

수출을 위해선 바다에서 잡아 온 용가자미를 급속 냉동 작업할 부지와 시설이 핵심인데, 푸광국제무역 측이 방어진항에 이런 요건을 갖출 수 있을지 실사한 것이다.

당일 방어진 수협위판장 현장에선 수협 시설 일부를 수출용 용가자미 세척과 급속 냉동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됐다.

20분 만에 온도를 영하 80도까지 낮추는 급속 냉동 기술은 푸광국제무역 측이 제공하면서 설비 투자 비율은 울산수협과 푸광국제무역이 협의해 비율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용가자미가 세척을 거쳐 급랭 상태로 포장되면 방어진 위판장에서 컨테이너 화물차를 이용해 부산 쪽 항구를 이용해 수출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컨테이너 화물차가 용가자미를 싣고 회차해 다시 나올 공간이 필요한데, 현재 방어진 위판장 주차장 부지가 회차하기에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일단 작업 부지와 시설 문제가 해결되면 용가자미 수출길이 빠르게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푸광국제무역이 이미 국내에서 수산물 수출 업무를 하는 데다가 중국 현지 유통망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 앞둔 방어진 용가자미 [울산 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구 관계자는 "푸광국제무역이 국내 수산물 수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용가자미 냉동 문제만 정리되면 수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19일 말했다.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출 효과를 보고, 실제 어민들 손에 수익금이 들어오려면 용가자미를 얼마나 확보해야 하는 지, 수익 배분은 어떻게 할 것인 등 울산수협과 푸광국제무역 사이에 협의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양측과 동구 등은 세부 사항 협의를 위해 지속해서 만날 계획이다.

동구는 용가자미가 올해 안에 첫 수출길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다양한 용가자미 판로 확보가 수산물 가격 안정, 지역 수산업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며 "조선 산업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을 육성해 지역 경제를 탄탄하게 키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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