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한 달 장기휴가' 청사진, 왜 안 통했나
[편집자주]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도마에 올랐다. 주 52시간으로 제한된 된 현행 근로시간을 확대하려는 계획에 '장시간 노동으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따라붙고 있어서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대신 근로자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 '일할 땐 확실히 일하고 쉴 땐 확실히 쉬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 부여된 연차조차 눈치를 보고 써야 하는 현실을 간과한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가 끌어 안으려던 MZ세대마저 근로시간 유연화를 반대하고 나서자 윤석열 대통령은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어디로 갈 것인가.
①MZ세대 반발에 화들짝… '주 69시간' 백지화
②'유럽식 한 달 장기휴가' 청사진, 왜 안 통했나
③'근로시간 개편' 숨 고르기… 재계 숙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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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고용노동부는 주당 최대 69시간 노동 허용과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등 근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에 대한 보상을 현금 또는 미래의 휴가(저축 휴가)로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다. 적립한 시간은 '저축휴가'로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사용할 수 있으며 기간 내 사용하지 못한 시간은 정산하거나 이월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추가 근로에 대해 가산수당 지급이 원칙이다.
정부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해 장기휴가를 활성화함으로써 노동의 질을 높일 계획이었다. 연차와 저축휴가를 결합하면 제주 한 달 살기 등 장기휴가가 가능해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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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장인들은 과도한 업무와 인력 부족 등으로 자신의 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응답자의 39.9%는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이유로 ▲업무량 과다 또는 대체인력 부족을 꼽았고 ▲미활용 연차휴가에 대한 금전적 보상(23.2%) ▲연차 부여 일수가 많아서(20.5%) ▲상급자 및 동료의 눈치(15.2%) 등이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체일수록 일손 부족에 시달려 정부가 도입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소규모 사업체(5인~9인) 소속 응답자의 45.8%는 업무량 과다와 대체인력 부족으로 연차를 소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대기업 근로자는 미활용 연차 휴가에 대한 금전적 보상(30.8%)을 위해 쓰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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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초안에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을 뿐 사업주를 규제할 방법이 빠져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근로제도를 악용하는 사업주를 규제할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정현철 사무국장은 "이미 근로 현장에서 제도를 악용하는 사용자가 많은데 정부의 정책 목적에 따라 근로자가 휴가를 붙여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근로제도 악용 가능성에 대해 고용부 장관이 권리의식을 이야기하며 나이브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현장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한다면 기업과 사용자가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처벌할 수 있는 체계 등이 함께 마련돼야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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