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씩은 걸치고 간다”… 엄마들의 데뷔 날 ‘학부모 총회’
초등학교 1학년생 딸을 둔 30대 A씨는 지난 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공개수업 겸 학부모총회(학총)에 참석했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들 대부분 명품 가방 하나씩 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샤넬백부터 에르메스 켈리백, 버킨백까지 보였다”며 “10명 중 8명은 몸에 최소 700만원씩 두른 것 같았다”고 했다.
3월 중순을 맞아 전국 학교에선 학총이 열리고 있다. 학총은 학교의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학부모회 및 학교운영위원회를 뽑는 자리다.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이 이뤄지기도 한다. 특히 이번 학총은 코로나 4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돼 학부모들 사이에선 옷차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셜미디어에 ‘학부모총회룩’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할 정도다.
네이버 맘 카페와 명품 카페에도 학총 패션 관련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학총에 갈 건데 켈리백에 어울리는 옷을 골라 달라” “샤넬은 과하고 구찌 정도 들 생각” “이부진 패션을 봐서 그런지 명품 살짝 걸치고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차림으로 가려고 한다” 등의 글들이다. 자녀와 관련된 자리인 만큼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심리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워킹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패션도 엄마들 사이에서 회자되고는 한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월 아들의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면서 크롭 기장의 샤넬 트위드 재킷에 통 넓은 부츠컷 데님 팬츠, 심플한 디자인의 큰 가죽 가방을 착용했다. 단정하면서도 캐주얼한 차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학총이 부모의 재력을 과시하는 장소가 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됐다는 시선도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학총 간다고 시어머니한테 명품을 빌리는 친구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더라” “보여지는 것에 너무 신경 쓴다. 외제차로 바꾸는 경우도 봤다” “명품 다 소용없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결국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 옆으로 몰려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명품 가방이 없는 한 학부모는 “학총에 가야 하는데 샤넬 하나 없고 비싼 가방 살 형편도 안 돼 고민”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7년 못푼 미제 사건, 법원장이 나섰다
- 전주을 이성윤 “검찰 정권 심판”... 정운천은 삭발, 함거 올라타
- 정신질환 입원 거부당한 50대, 아파트서 추락해 숨져
- 내일 전국 황사로 뒤덮인다…토요일까지 공기질 탁해
- [단독]“내가 김영익 교수 처제” 속여 수억원 가로챈 사기 일당 경찰 수사
- 초등생 딸 남친이 76년생…“감옥 싫다”며 선처 구한 그놈, 결국 구속
- 검찰총장 “‘검수완박’으로 범죄자 오고 싶은 나라로 전락, 참담”
- 두나무 작년 매출·영업이익 전년 대비 각각 19%, 21% 줄어
- 부산 중견 건설사-은행 직원 ‘검은 거래’ 10명 무더기 재판행
- 금융위기 예언자의 두번째 예언 “마구 달러 풀면 美도 휘청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