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세금 2억 내렸다”… 3000가구 입주장 시작된 청량리

김송이 기자 2023. 3. 19.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입주 지정 기간까지 중도금을 못 내면 집주인들은 12%에 달하는 연체 이자를 내야 합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하는 수 없이 전세 보증금을 낮추고 있는 거죠."

지난 15일 오전 찾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일대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전세가격이 2억원 가까이 낮아진 이유를 묻자 이처럼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전세물량 늘면서 수요자 우위 시장 형성
입주 물량 쏟아져 전세가 하락 이어질 듯

“입주 지정 기간까지 중도금을 못 내면 집주인들은 12%에 달하는 연체 이자를 내야 합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하는 수 없이 전세 보증금을 낮추고 있는 거죠.”

지난 15일 오전 찾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일대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전세가격이 2억원 가까이 낮아진 이유를 묻자 이처럼 말했다.

이달 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왼쪽)와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의 모습 / 김송이 기자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전용면적 84㎡의 전세가격은 최저 5억2000만원부터 최고 7억5000만원까지 형성돼있다.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거래된 84㎡의 전세 보증금은 대부분 5억원대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은 전세가격을 낮춰 오는 31일까지인 입주 기한 내 임차인을 찾으려 한다”면서 “그러나 자금이 없는 사람들은 7억원 대에서 전세금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금을 낮춰 임차인을 찾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청량리역 일대는 단기간에 전세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요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전세 매물은 86건, 월세는 75건으로 전체 물량의 70%를 넘는다.

다른 단지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바로 옆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도 현재 87건의 전세 매물이 나와있다. 최저 호가는 전용 84㎡ 5억4000만원으로, 8억원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힐스테이트청량리더퍼스트' 공사 현장 / 김송이 기자

신축 아파트들의 전세가격이 급락하면서 구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량리역에서 500m가량 떨어진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2013년 입주)’ 전용 84㎡는 이달 6일 5억9000만원에 전세거래 됐다.

업계에서는 청량리역 일대 신축 아파트의 전세 가격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량리 역세권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입주 물량이 계속 쏟아지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1152가구)과 7월 입주인 ‘롯데캐슬 SKY-L65′(1425가구)의 규모만 2577가구다. 주거형 오피스텔인 ‘힐스테이트청량리더퍼스트(11월 입주·171실) 등을 합하면 올해 입주 예정 물량만 3000가구에 달한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입주 물량이 많고, 입주 기간이 다가올수록 전세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다. 지금은 공급 과잉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세 매물이 쌓였지만, 2년 후에는 어느 정도 가격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