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대만 침공은 우크라전의 승패와 상관없다”

2023. 3. 1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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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대만의 운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와 직결돼 있다'고 주장하며 언급한 내용이다.

하지만 FP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 지리멸렬하게 전쟁을 지속해오다가 소득없이 철군했다고 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느냐고 반문한다.

지난 2월 침공 1주년 때도 일부 워싱턴의 저명한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마음먹게 하지 않으려면 미국은 더욱 키이우(우크라이나)가 건재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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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이론…미국의 건재함 보여줘야 잇따른 전쟁 막아
포린폴리시 “시진핑 결정에 유럽 전쟁은 영향 미미”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자료사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푸틴이 위기(우크라이나전의 패배)를 모면하면 대만은 망한다”(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시진핑이 대만을 침공할 것”(마이클 매콜 공화당 하원 외무위원장)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대만의 운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와 직결돼 있다’고 주장하며 언급한 내용이다. 미국 정부가 세계의 한 지역에서 어떤 행동과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른 지역의 운명의 큰 줄기가 바뀔 것이라는 사고방식이 투영돼있다.

하지만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 같은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저자인 라잔 메논 뉴욕시립대 명예교수·컬럼비아대 선임연구원·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 대전략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외교안보가의 ‘신뢰성 이론’(credibility claim)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론의 근간이 되는 논리 구조는 ‘만약 미국이 어떤 한 적국에 단호히 맞서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 심지어 멀리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적국조차도 미국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대담해질 것이다’와 ‘모든 지역이 연결되어 있으며 미국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로 요약된다.

실제로 미국은 정확히 이 논리에 따라 전쟁에 참전한 역사가 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일견 불리해보이는 베트남전에 뛰어들었고, 30년 후에도 탈레반의 승리를 허용하는 것이 다른 전세계의 적들이 워싱턴의 권력 유지를 의심할 것이라 우려해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FP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 지리멸렬하게 전쟁을 지속해오다가 소득없이 철군했다고 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느냐고 반문한다.

전문가들은 신뢰성 이론을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하고 있다.

FP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전쟁 초기에 익명의 한 군사 전문가가 “중국이 지켜보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면 대만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침공 1주년 때도 일부 워싱턴의 저명한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마음먹게 하지 않으려면 미국은 더욱 키이우(우크라이나)가 건재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럴 프레스 다트머스대 정치학 교수는 “각 국가의 지도자들은 전혀 관계가 없는 과거의 전쟁 내용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단지 당면한 현재 전쟁에 얼마나 자국의 이익이 걸려있는 지, 또는 상대방이 걸어온 위협에 상응할 전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고려한다”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정말 중국은 대만 침공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전을 유심히 관측하고 있을까. 대만과의 통일은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 공산당의 최우선 과제이긴 하다.

이에 대해 FP는 “시진핑 주석의 대만 침공 결정은 우크라이나전의 결과가 아닌 동아시아에서의 미군 주둔의 규모와 집중도, 대만군의 역량, 그리고 미국이 일본, 호주, 인도와 같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군사 협력을 어느 정도까지 증가시키느냐에 의해 훨씬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축했다.

이어 “중국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약화시킬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자체적 평가를 따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미래는 무역 관계 유지와 경제적 성공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늘날의 중국은 투자, 무역, 에너지 가격, 인프라 및 복잡한 공급망을 통해 세계 경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전쟁을 개시하는 순간 충격이 세계 경제에 미칠 것이고 주식 가치가 급락하고, 금리와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시 주석이 정말 유럽의 전쟁을 참고한다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원조하는데 얼마나 단호한지가 아니라, 차라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마주친 문제와 한계들을 살펴보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FP는 제언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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