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가 보여준 ‘기행’...이거 어디서 본거 같은데? [추적자 추기자]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3. 18. 20: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우원 [본인 SNS 캡쳐]
“왕관을 쓴 머리는 언제나 편안히 잠드는 법이 없다.”

권력의 역설적 속성을 잘 드러내는 셰익스피어의 명언은 만고진리의 법칙인 듯 합니다. 권력의 정점에 선 자들의 몰락은 단순히 그 세대로 끝나지 않습니다. 유한한 권력과 무한한 불행의 연결고리를 끊지 못한 사건이 연일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 이야기입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전 씨가 전두환 일가에 대한 폭로와 주변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고발로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씨는 SNS 라이브 방송에서 마약을 직접 복용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환각 상태로 이상행동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대중을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최근 배우 유아인을 비롯해 수많은 마약 사건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 손자의 기행은 이러한 마약의 무서운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됐습니다.

결국 전 씨는 SNS 탈퇴하고 미국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손자의 불행한 현재의 모습은 대중들로 하여금 씁쓸함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이처럼 정점에 올랐던 권력의 대가는 한편으론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전 씨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같은 아시아 대륙에서는 거의 흡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30년간 카자흐스탄을 독재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손자 아이술탄 나자르바예프는 지난 2020년 30세 생일을 앞두고 숨을 거뒀습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장녀의 둘째 아들인 아이술탄은 런던에서 사망했는데 그 역시 마약 중독으로 고생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런던에서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영국 현지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죠. 그는 2017년 한 SNS를 통해 2015년 본인의 아버지가 사망한 뒤 마약에 손을 댔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독재자의 손자이면서 마약으로 고생을 했고 해외에 거주하면서 문제를 일으켰단 점에서 공통점이 많은데요. 아이술탄의 불행한 삶이 전 씨와도 닮아있어 흡사 평행이론같이 보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전 씨가 머물고 있는 미국에서도 유사한 케이스는 많습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바로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입니다. FBI 조사에 따르면 헌터 바이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직시절 이러한 권력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마약을 흡입하는 영상이 발견돼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코카인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와서 해군 예비역에서 퇴출당하며 불명예 전역을 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또 미망인이 된 형수와의 연애 사건, 문란한 사생활 등으로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으로도 불립니다. 각종사고를 연일 치며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된 공격 대상이기도 한 헌터 바이든 역시 현재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을 뻐근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통령 뿐 아니라 정치인으로 그 영역을 확대할 경우엔 수도 없이 많은 아픈 손가락이 등장합니다. 국내에서도 장제원 의원의 아들 가수 노엘이 성매매 시도 의혹,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 논란 등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바 있습니다. 과거 ‘국민이 미개하다’라는 발언으로 정몽주니어라고 불린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 역시 해당 발언으로 인해 정 이사장의 서울시장 도전에 큰 타격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전 씨의 폭로는 해프닝으로 끝나며 휘발되버리는 이슈가 될 수 도 있습니다. 반대로 전두환 일가의 은닉재산과 비리가 드러나는 스모킹 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의 고발이 나비효과가 될지 찻잔속 태풍으로 끝이 날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든간에 전 씨 개인의 삶으로 좁혀봤을 때는 불행하다는 동정 여론도 없지 않은 듯 합니다.

왕관의 무게를 버티는 일, 본인 뿐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찬 일일까요. 반복되는 역사속 불행의 고리가 악순환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