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김여정 위협한대로…북한, 한미연합연습에 잇단 도발 맞불
<출연 : 이봉석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북한이 이번주에만 세 차례 무력도발을 벌였습니다.
월요일 시작된 한미연합연습에 대해 사사건건 대응하겠다는 김여정 부부장의 위협을 행동으로 옮긴 겁니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기 3시간 전 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일요일에는 잠수함에서 처음 전략순항미사일을 쐈고, 화요일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으로 보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무기들로 알려져서, 북한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뒤지는 재래식 무기보다는 비대칭 전력을 전면에 앞세우는 모습입니다.
북한의 도발 속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가 시작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정찰기들이 잇달아 한반도에 전개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들을 탐지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한달 만에, 올해 들어 두번째 ICBM을 발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 공군 1호기가 일본으로 출발하기 3시간 전에 화성-17형을 쐈는데, 무슨 의도인가요.
[기자]
네, 북한이 ICBM을 쏜 것은 목요일 오전 7시 10분쯤입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돼 1시간 9분 11초 동안 1천km가량 비행했고요.
고각으로 발사돼 최대 6천여 ㎞까지 상승했습니다.
북한은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탄착했다고, 일본은 배타적 경제수역 EEZ 밖에 낙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발사 모습을 참관했고요.
딸 주애도 동행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공군 1호기가 뜨기 3시간 전에 기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주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제2의 한일합병'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ICBM 도발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반발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보 공유를 위한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가 조건부 연장 상태에서 완전 정상화하는 등 북한이 반발할 여지가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한미연합연습을 겨냥한 발사 훈련이었다고 밝혔을 뿐 한일정상회담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며 조선반도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빈번히 벌리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 것이라고 하시면서…"
노동신문에는 화성-17형을 포함한 핵무력이 국가 보위의 사명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언제든 사용될 수 있다는 내용의 논평이 실렸습니다.
충돌이 일어난다면 불시에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습니다.
출국 직전 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시험발사한 화성-17형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지구의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앵커]
북한이 지난 일요일엔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어떤 의미와 의도가 담겨있나요.
[기자]
네, 북한은 지난 일요일 새벽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그동안 탄도미사일을 쏜 적은 있지만, 북한이 수중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북한은 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불러 핵탄두 탑재가 가능함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은 발사 훈련이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대응임을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수중 발사 훈련을 통하여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도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노골화되고 있는 현 정세를 시종 압도적인 강력한 힘으로 통제·관리해나갈 우리 군대의 불변한 입장이 명백히 표명되였으며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억제수단들의 경상적 가동태세가 입증됐습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미사일 2발은 1,500㎞ 거리를 2시간 6분 이상 날아갔고요.
8자 모양을 그리며 표적에 명중했다고 합니다.
사거리는 남한 전역은 물론 미국의 전략자산이 있는 주일미군기지까지 핵 타격권에 두는 수준입니다.
순항미사일은 포물선 형태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낮은 고도에서 변칙적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탐지와 요격이 쉽지 않습니다.
또 수직발사관에서 나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과 달리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SLCM은 어뢰 발사관에서 쏩니다.
이번 발사에는 2021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발사에 쓰였다는 잠수함 8.24영웅함이 동원됐다고 하는데요.
순항미사일은 어뢰 발사관에서 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잠수함에서도 발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잠수함은 바닷속에서 은밀하게 다니고 순항미사일은 말씀드렸다시피 탐지와 요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은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한 번 연료를 넣으면 수중에서 몇 개월간 작전이 가능해 디젤 잠수함보다 더 탐지가 어려운 원자력 추진 잠수함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순항미사일은 해당이 되지 않는데요.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선제공격을 받을 경우 반격 능력 확보와 한미 요격망 회피 차원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갖추려는 시도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비행거리 등 제원과 관련해선 북한의 발표를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발사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이로부터 이틀 뒤죠.
화요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발사했는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특징적인 게 있다면서요.
[기자]
네,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 발사 이틀 뒤인 화요일인데요.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발사 장소는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인데, 지금까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기록이 없는 곳입니다.
장연군은 백령도에서 불과 10㎞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미사일은 약 610㎞ 거리를 비행한 후 목표인 청진시 앞 피도에 떨어졌습니다.
사거리와 궤도 등을 분석해 봤을 때 한미가 'KN-23'이라고 부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 미사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교육시범사격이라며 불시에 실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작년 실전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KN-23의 운용이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KN-23은 기존의 액체연료 스커드 미사일을 대체하는 고체연료 미사일로, 남한을 겨냥한 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KN-23에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동향을 보면 잠수함 발사 전략 순항미사일과 KN-23, 화성-17형 등 모두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무기들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전력면에서 밀리는 재래식 전력으로 한미연합연습에 맞대응하는 대신, 비대칭 전력인 핵무력을 과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른 일반 북한 병사들은 식량난에 대한 대응으로 농업에 투입했다는 겁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위원장도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했습니다.
북한 보도 내용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조선중앙TV>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핵전쟁 억제력 강화로써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실제 전쟁을 억제하며 우리 인민의 평화적인 삶과 사회주의 건설 투쟁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앵커]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앞서 여러 차례 북한은 한미연습에 대한 맞대응 무력도발을 예고했었죠.
[기자]
네, 북한은 한미연습을 침략전쟁 준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가 연합연습을 실행에 옮긴다면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김여정 중앙위원회 부부장도 비슷한 내용의 담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적의 행동 건건사사, 사사건건을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미연습 시작 이틀 전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까지 열었습니다.
북한은 확대회의를 통해서도 무력 도발을 예고했는데, 보도 내용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조선중앙TV>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결정됐습니다."
[앵커]
북한의 도발 속에서도 한미연합연습이 예정대로 시작됐죠.
올해 훈련은 여러 특징적인 것들이 있는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는 월요일 자정에 시작됐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춤형으로 치러지는 게 특징입니다.
연습 시작 전 합참의 설명입니다.
<이성준 / 합참 공보실장(지난 3일)>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최근에 일어난 전쟁 및 분쟁 교훈 등 변화하는 위협과 변화된 안보환경이 반영된 연습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맞춤형 연습을 실시…"
역대 최장기간인 11일간이나 진행됩니다.
연습 기간 사단급 쌍용연합상륙훈련을 비롯해 20여 개 야외 기동 훈련이 진행되는데요.
대규모 연합 야외 기동훈련이 5년 만에 재개되는 겁니다.
앞에서 북한은 한미연습을 침략전쟁 준비라고 주장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우리 군은 물론 유엔사도 방어적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앤드루 해리슨 / 유엔사 부사령관> "그들(중립국 감독위원회)이 감독하고 확인하겠지만 우리가 '자유의 방패' 연습을 통해 하려는 모든 것은 방어적이며, 공격적이라기 보다는 억제력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연습이 시작된 뒤 미국의 정찰기가 잇달아 한반도에 떴습니다.
첫날에는 미 육군의 차세대 정찰·전자전항공기 BD-700 ARES가 한반도 상공에 출연했고요.
화요일에는 미 공군 정찰기 코브라볼과 컴뱃센트가 각각 동해와 서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코브라볼은 화요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과 목요일 화성-17형에 대한 정찰, 감시 활동을 벌였습니다.
한미연합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본토와 일본 주둔 미 해병대의 지휘부가 우리나라를 찾기도 했습니다.
특히 미 해병대 1사단 사령부가 한국에 온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문가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 "(상륙훈련은) 전시에 전세를 바꿀 수 있는 굉장히 의미있는 중요한 훈련이에요. 50년 10월에 인천상륙작전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유엔군이 낙동강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를 공산군에 뺏긴 상태였거든요.
주한 미 해병대는 쌍용훈련을 앞두고 훈련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리 정부와 군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 20여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4조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고요.
2028년이면 우리 군이 보유하는 F-35A는 약 60대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최대 사거리 400㎞ 이상의 SM-6 함대공 요격 미사일도 미국에서 구입하는 한편 자체 개발에도 나섭니다.
[앵커]
북한은 대놓고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면서 이번주 이틀 간격으로 3차례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북한이 다시 도발 시계를 돌리고 있는 가운데 한미연습은 다음주 목요일까지 계속됩니다.
연습 기간 B-1B와 B-52 전략폭격기,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이 한반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고, 한미연습 직후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부산항에 입항합니다.
또 다음달 한미정상회담, 5월 G7 회담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북한이 이를 계기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등 한층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반도 브리핑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봉석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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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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