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놓고 충돌…대통령실·與 "미래 위한 협력" 野 "日에 굴욕"(종합)
민주 "정부, 日 비위 맞추려는 굴욕…조선총독 자처하나"
(서울=뉴스1) 문창석 한상희 윤수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訪日) 결과를 두고 18일 정치권이 둘로 나뉘어 충돌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고, 야당은 일본에 대한 '굴욕 외교'라며 맞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지난 16일 열린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12년 만의 정상 양자 방문으로, 그간 역대 최악으로 치달아온 양국 관계 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일에 대해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고 양국 관계를 전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새롭게 발전시켜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고 양국의 미래상을 포괄적으로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25주년을 계기로 이를 발전적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발전시킨다는 정상 간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당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누더기가 된 방탄 갑옷을 '죽창가'로 땜질하려 한다"며 "당 대표 구하기에만 모든 화력을 집중하는 근시안적이고 속 좁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과거의 민주당과 현재의 민주당이 한일 관계에 이토록 다른 시각을 가지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이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 새로운 비전과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북한의 군사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이 한반도를 위협한다니 무슨 뚱딴지 같은 궤변이냐. 혹시 북한에서 지령이 내려온 게 아니냐"라며 "이 대표는 국익과 외교마저도 방탄으로 악용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적은 이 대표"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에 대한 '굴욕 외교'라며 맞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윤석열 정권이 끝내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며 "선물 보따리를 잔뜩 들고 갔는데 청구서만 잔뜩 들고 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3자 변제 방식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명시적 반대에도 대위변제를 강행한다"며 "아무리 불법이라도, 아무리 위헌적이라도, 아무리 상식에 반해도 일본의 비위를 맞출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굴욕적 태도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한반도의 항구적 위협이 될 군사대국화와 평화헌법 무력화에 동조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반도가 전쟁의 화약고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 자위대가 다시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우리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채, 일본 전범기업들이 내야 할 배상금을 우리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만들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배상안에 합의했다"며 "일본은 최소한의 사과도 없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먼저 엎드린 굴욕적인 회담"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방일 중 게이오대학을 방문해 한 연설 중 '오카쿠라 텐신'을 언급한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카쿠라 텐신은 '조선은 원래 일본 영토'라던 한국 멸시론자"라며 "윤 대통령의 대일 굴종외교는 이제 친일외교를 넘어 숭일외교다. 일본에 국익과 국민 자존을 팔아버린 것도 부족해 조선 총독이라도 자처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안 수석대변인은 지난주 국민의힘 간부가 비밀리에 일본을 방문해 자민당 유력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의 사과 표명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도 "정부 외교라인의 정상회담 사전 조율도 아니고, 여당 간부가 사과 표명을 구걸했다 거절당했다는 보도는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정상회담 규탄 집회에 참석해 "일본의 입맛대로 모든 걸 갖다 바치는 조공외교"라며 "왜 일본 총리의 면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짓밟아선 안 된다고 한마디도 못하고 왔나.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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