女 피트니스 선수 골라 성추행…스포츠연맹 회장의 '나쁜 손' 폭로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헬스 트레이너 자격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한 중량 운동 종목의 국내 연맹 회장이 여성 수강생과 선수들을 상대로 한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17일 SBS는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을 발급해 주기도 하는 한 스포츠 연맹 회장 A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피해를 봤다는 여성이 1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A씨는 여성 수강생을 엎드리게 한 뒤 스포츠 마사지 시범을 보이며 "골반을 당겼다 밀고 당겼다 밀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런데 이렇게 하다가 엉덩이도 만지고 막 이런 경우가 있어. 절대 이건 금물이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절대 금물"이라는 말과 달리 예를 드는 척하며 정작 자신이 여성 수강생의 엉덩이를 마구 만졌다.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 B씨도 피해를 호소했다. B씨는 "대기석에 앉아 있는 제 다리를 A 회장이 주물렀다"고 했다.

B씨는 아프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A씨는 "이렇게 해야 피로가 풀려서 스쿼트를 더 잘할 수 있다"며 수위를 넘어선 접촉을 계속했다.

B씨는 "그 협회를 통해서 저희가 국제 대회를 나갈 수 있다. 선수로서는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게 꿈이고"라며 어쩔 수 없이 참아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수강생 C씨도 "저를 모델로 쓴다면서 수강생들 앞에서 상부를 만지고 중부를 만졌다"며 괴로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에 대해 A씨는 "교육 목적이었고, 공개적으로 다 똑같이 시범을 보여주려고 한 것뿐"이라며 남녀 수강생을 똑같이 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재작년에도 수강생에 대한 강제 추행 혐의로 벌금 7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진행 중이다.

A씨는 또 국제연맹 자격증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음에도 400여 명의 수강생들에게 80만원씩 받고 국제 연맹 자격증을 발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강생들은 피해자 모임을 결성하고 A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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