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찌려고 먹는 제로 슈거...건강 걱정도 ‘제로’일까 [소비의 달인]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3. 3.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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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달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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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칠성사이다에서 파워에이드 밀키스까지 요즘 음료시장은 그야말로 ‘제로 슈거’가 대세로 급부상했습니다. 주류시장에서도 ‘새로’가 지난해 제로슈거 소주 시장의 포문을 열면서 시장 선두 ‘진로’도 올해 초부터 제로슈거로 탈바꿈했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하게 즐기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제로슈거 음료와 주류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로슈거 제품을 즐기던 소비자들에게 지난달 말 날벼락 같은 소식이 하나 전해졌습니다.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서 제로 슈거 제품에 쓰이는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온 것입니다. 소비의 달인 이번 회는 국내 시판중인 음료·주류 가운데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제품은 무엇인지,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제품을 과연 먹어도 괜찮은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봤습니다.

지난 1월 10일 제로슈거 ‘진로’가 하이트진로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첫 출고되는 모습.<사진제공=하이트진로>
제로소주와 일부 탄산음료에 함유
인기 음료 가운데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제품은 다행히 많지 않습니다. 시판중인 음료 가운데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제품은 ‘스프라이트 제로’와 ‘천연사이다 제로’ 2종류로 파악됐습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는 에리스리톨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두 제품 모두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감미료로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롭게 출시된 ‘밀키스 제로’와 ‘파워에이드 제로’에도 에리스리톨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새로와 진로 등 제로 소주에는 에리스리톨이 들어 있습니다.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는 제로 소주에 에리스리톨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는 제조 노하우 등을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에리스리톨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첨가물공전에 등록된 안전한 원료이며, 미국식품의약국(FDA)과 국제식품규격위원희(KODEX)에 등재된 안정성이 검증된 원료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주류 제품에 포함된 에리스리톨의 함량은 최근 위해성 논란에 거론되는 양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제로소주에 함유된 양이 극미량이어서 인체에 영향을 받을려면 한번에 수십병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 제로슈거 ‘새로’ 성분에 에리스리톨이 함유돼 있다.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제로슈거 제품도 과다 복용 말아야
에리스리톨 유해성 논란은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미국과 유럽 성인 4000명의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와 심장마비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연구팀은 에리스리톨이 심혈관질환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과 혈소판 샘플을 통해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연구 결과 에리스리톨이 30g 첨가된 음료를 섭취한 사람의 혈장 수치를 조사한 결과 피가 응고될 정도로 혈소판 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에리스리톨 수치 증가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의 성인 1157명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에리스리톨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의 발표에 대해 미국 칼로리관리위원회 로버트 랜킨 이사는 “에리스리톨 같은 저열량 감미료가 안전하다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상반된 연구 내용”이라면서 “해당 연구 참가자들이 이미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결과를 일반인들에게 확대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약사인 정재훈씨는 최근 약업신문 게재글에서 “에리스리톨은 자연에 존재하는 당알코올이고 과일, 채소, 발효식품에도 들어있다”면서 “음식으로 안 먹어도 우리 몸에서 소량의 에리스리톨이 만들어지고, 심혈관 질환 또는 당뇨병으로 인해 인체에 과도한 산화적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에리스리톨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 결과에 대해 “에리스리톨 수치가 높은 게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 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 에리스리톨 수치를 높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실험에서 사용한 하루 투여량 에리스리톨 30g은 제로 소주로는 약 15병, 음료로는 30캔 정도를 마셔야 하는 많은 양으로 이번 연구 결과 때문에 패닉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에리스리톨 유해 논란에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앞으로 추가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제로 슈거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과하게 많이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의 달인’ 다음편 예고
[소비의 달인] 연재는 스마트 컨슈머가 꼭 알아야 할 소비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알짜 정보, 소비산업 이면의 궁금한 이야기들을 쉽고 정확하게 전해드립니다. 다음에 소개할 내용은 <<b>“5000원 넘으면 끝장” 쿠팡 넷플릭스 천만 구독 성공법칙>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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