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글 vs MS `AI 전쟁`… 카카오는 이걸 선택했다
오픈AI와 손잡은 MS(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과 챗GPT를 비롯한 초거대 AI(인공지능)와 생성AI 주도권 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둘중 MS를 선택했다. 오픈AI와 MS의 AI 기술이 녹아들어간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도입해 카카오를 포함한 관계사의 사업 전반에 AI를 녹여넣기로 했다.
한 카카오 계열사 대표는 "최근 카카오와 관계사들이 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실용화 가능성이 커진 챗GPT를 비롯한 AI 기술을 본사와 계열사 전반에 녹여넣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AI 연구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AI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구도를 계속 이어가되 카카오 자체 AI 기술과 오픈AI·MS의 AI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과 기술 도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카카오와 관계사들은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AWS(아마존웹서비스)와 계약을 맺고 사업전반에 AWS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MS 애저를 추가로 도입, 기존 단일 클라우드 전략에서 멀티 클라우드로 선회한다.
이 대표는 "구글 대신 MS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구글보다 MS의 AI가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각 계열사와 사업의 특성에 맞춰 AWS와 MS 애저 중 선택해 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각 사업부 단위로 자율적으로 쓰지만 카카오는 그룹 차원에서 계약을 맺고 써 왔다.
MS는 조만간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이 그룹 AI 컨트롤타워로 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그림은 그대로 유지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2021년 3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인 코GPT를 처음 공개한 데 이어 후속연구를 해 왔다. 코GPT는 비용 효율성이 높으면서 한국어에 특화된 AI 모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는 자체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 '민달리'의 업그레이드 버전 생성형 AI 모델 '칼로'도 선보였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10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의 등장은 카카오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이라며 "연내 AI 기반 버티컬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면서 경쟁력 있게 AI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당시 앞으로 AI가 만든 콘텐츠인 ACC(AI created contents)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생성형 AI를 자체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전반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 버티컬 서비스와 비용 경쟁력에 초점을 둔 AI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AI를 활용한 서비스로는 카카오톡 내 AI를 활용한 개인 비서 서비스 '죠르디'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광고 카피 작성 서비스,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과 배경 등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런 과정에서 카카오 자체 기술과 MS의 AI, 클라우드가 섞여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MS는 최근 오피스 SW(소프트웨어)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MS365 코파일럿(Copilot)'을 공개하는 등 스타트업 못지 않은 속도로 AI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MS 업무생산성 도구 전반에 초거대 AI와 생성AI를 접목하고, 이를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 얹어 서비스한다는 전략이다.
자체 AI 개발과 구현에 어려움이 있지만 기술 활용 수요가 큰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이를 눈여겨 볼 것으로 보인다. MS는 AWS와 아직 격차가 있는 클라우드 2위 기업이지만 AI를 통해 AWS를 바짝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챗GPT와 초거대 AI가 가져온 기회를 바탕으로 AI에서는 전통적 강자인 구글을, 클라우드에서는 부동의 1위 AWS를 동시에 밀어내겠다는 것이다. MS는 이달 초 CRM(고객관계관리)과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에 차세대 AI를 적용한 'MS 다이나믹스 365 코파일럿'도 내놨다. GPT-4 기반 검색 서비스 '빙'에도 '코파일럿' 개념을 적용했다.
한편 카카오는 AI의 심장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에 안산 데이터센터를 올해 중 준공하고 내년 가동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1만8383㎡ 규모 부지에 지어지며 10만대 이상의 서버가 들어선다.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에 달한다. 카카오는 이 센터에 2021년부터 2029년까지 424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 시흥 소재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시흥 서울대 데이터센터'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이 센터는 연면적 4만평 이상, 전력량 100메가와트 규모로, 투자비용은 5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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