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공항’ 생기면 제주여행이 싸고 편해질까요? [The 5]

서보미 2023. 3. 18. 1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 5][더 파이브: The 5] 제주도민 절반은 성산공항을 반기지 않는 이유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예정 부지.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큰 산을 넘었습니다. 환경부가 착공 전까지 몇 가지 조건을 이행하리라 믿고 2공항 사업에 미리 동의(조건부 협의)를 해준 건데요. 그 덕분에 국토부는 2공항 예정지(서귀포시 성산읍)를 발표한 지 8년 만에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언젠가 제주에 공항이 하나 더 생기면 ‘육지 사람’은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편하게 제주행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을까요? 정부가 공항을 만들어 준다는데 ‘제주 사람’ 절반은 왜 공항이 필요 없다고 할까요? 허호준 전국부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지금 제주 항공편은 예약이 전쟁이잖아요. 2공항이 생기면 이용객은 좀 편해지지 않을까요?

허호준 기자: 어떤 항공사에 항공기가 20대 있습니다. 제주에 공항이 하나 더 생겼다고 항공사가 20대를 40대로 늘리긴 어렵습니다. 항공기 한 대에 1000억원이 넘으니까요. 결국 2공항이 생겨도 제주행 항공기가 그만큼 증편되는 건 아닙니다. 항공기 운항이 공항 두 곳으로 분산되는 것이죠. 국토부 계획으로는 공항이 지어지고 나서 처음 10년 동안 국제선 100%와 국내선 50%는 지금 제주시에 있는 제주국제공항이, 국내선 50%는 서귀포시에 있는 2공항이 맡는다고 돼 있습니다.

[The 2] 비행기 운항 편수가 비슷하면 항공권 가격도 비슷하겠네요. 좀 저렴해지나 했거든요.

허호준 기자: 좀 전에 다른 제주 기자들하고 토론을 했어요. 2공항이 생기면 항공기 가격이 싸질까? 비싸질까? 근데 다들 같은 생각이었어요. ‘가격엔 별로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실 항공권 가격은 공급 좌석과 국제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좌석 공급이 늘면 결국 항공사끼리 경쟁을 벌여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죠. ‘저가항공사’들이 들어오면서 제주행 항공권이 싸진 것처럼. 앞으로 항공사가 공급 좌석을 더 늘리려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야 할 텐데요. 과연 그럴까요?

제주도 제주시에 있는 제주국제공항. 게티이미지뱅크

[The 3] 정부가 30년 넘게 이 사업을 추진해왔잖아요. 제주 도민들도 오랫동안 바라왔던 사업인가요?

허호준 기자: 과거에나 올해나 여론이 비슷해요. 찬반 의견이 팽팽하긴 하지만 반대가 좀 우세하긴 합니다. 그 이유는 다양해요. 지금 제주공항이 있는 제주시 자영업자들은 공항이 분산되면 관광객도 분산되면서 제주시 경제가 오히려 침체하진 않을까 걱정해요. 환경적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지금도 제주도가 너무 많이 개발됐는데, 대형 개발사업까지 추진되면 도로가 더 건설되고 환경은 더 파괴될 거라 생각하는 것이죠.

[The 4]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들 생각이 가장 중요할 텐데요. 그곳 여론은 어떤가요?

허호준 기자: 2021년 두 차례 여론조사가 있었는데요. 모두 찬성이 반대 의견보다 두 배 정도 높았습니다. 우선 부동산 가격이 오를 거란 기대심리 때문에 찬성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아무래도 시골에선 토지를 가진 주민들이 많잖아요. 예정지 마을에도 수천, 수만평의 땅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하니까요.

두 번째 찬성 이유는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성산읍 전체 인구가 1만5000명인데 정부가 2공항이 생기면 3만8000개 일자리가 생긴다고 홍보하고 있거든요. 보상비도 중요하겠죠? 이번에 환경부가 사업 추진에 동의를 해주고 나니까 ‘이제부터 보상비 싸움’이란 주민들도 있더라고요.

[The 5] 국토부가 착공을 하기 전에 제주도와 도의회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도정은 어떤 입장일까요?

​허호준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요.도민의 자기결정권이 중요하니까 ‘충분하게 도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비슷하게 나오니까 대놓고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겠죠.

하지만 도의회에서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거예요. 국토부가 사업을 일정대로 추진하긴 어려울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거든요. 오 지사도 민주당 소속이고요. 하지만 정치인에겐 소속 정당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도 중요하잖잖아요. 자기 지역구 주민들이 2공항에 더 찬성하면 그들도 동의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강정 해군기지도 엄청난 반대 여론에도 결국 통과됐잖아요.

▶▶[The 5]에 다 담지 못한 제주 제2공항의 추진과정과 향후 일정, 5가지 쟁점에 대한 찬반 의견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