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 위주로 하느냐" 멕시코 감독도 폭발, 문제많은 주최측[WBC]

노재형 입력 2023. 3. 18. 13:13 수정 2023. 3. 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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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지 길 멕시코 감독은 이번 WBC 8강 대진표를 미국 대표팀 편의에 맞춰 조정한 것을 두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 대진에 대한 불만이 결국 폭발했다.

WBC 멕시코 대표팀 사령탑인 벤지 길 감독이 2라운드 경기 일정을 바꾼 WBC측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길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8강전을 앞두고 "변명을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이기든 지든 그에 대한 변명을 구하는 게 아니"라고 운을 뗀 뒤 "이것은 100% 불리한 조건이다. 푸에르토리코가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아 우리가 불리하다는 게 아니다. 그들은 원래 이곳에 있었으니까 그건 상관없다. 그러나 이번 8강전이 시작되기 전, 1번 시드(C조 1위 멕시코)는 토요일에 경기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상황이 어떻게 복잡하게 돌아갔길래 (C조 2위)미국이 토요일에 하게 됐느냐는 말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멕시코는 이날 8강전서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4강에 진출했고, 미국은 19일 베네수엘라와 8강전을 치른다. 현지 시각으로 미국은 토요일 경기다.

메이저리그사무국(MLB)이 지난 2월에 공지한 대진표를 보면 미국에서 열리는 8강전 개최 요일은 이렇다. D조 1위-C조 2위의 경기는 금요일, C조 1위-D조 2위의 경기는 토요일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1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조 순위와 상관없이 이번 대회 주관 방송사인 FOX와 MLB-TV의 계약 조항에 따라 토요일에 8강전을 한다는 '주석'이 붙어 있다.

FOX는 토요일 게임을 메인 채널에서, 금요일 게임을 FS1을 통해 중계하는데 FS1은 시청가구가 메인 채널보다 훨씬 적다. 이러한 별도 주석은 MLB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잠정 일정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즉 WBC 시청자가 주로 미국 시민들이기 때문에 미국의 8강전을 무조건 토요일에 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길 감독은 이게 잘못됐다는 얘기다.

길 감독은 "내가 여기 있는 사람이 아니고 그냥 시청자라면, '미국 경기를 토요일 메인 채널인 FOX가 아니라 금요일 FS1에서 중계하면 안 볼거야'라고 말하진 않을 거다"라며 "난 야구팬이다. 미국팀 소속 선수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전부 올스타급이다. 미국 경기가 금요일이든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시청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석'이 아닌 원래대로 C조 1위의 8강전을 토요일, D조 1위의 8강전을 금요일에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이동거리 및 휴식일과 관련이 있다.

멕시코는 현지 시간으로 수요일 캐나다와의 밤 경기를 마치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2500마일을 날아 마이애미에 도착해 목요일 하루를 쉰 뒤 이날 금요일에 푸에르토리코와 8강전을 치렀다. 길 감독에 따르면 멕시코 선수들은 캐나다전을 마치고 자정을 넘어 거의 새벽에 숙소에 들어가 잠도 제대로 못잤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똑같이 15일에 콜롬비아전을 마치고 마이애미로 날아가 이틀을 준비하고 토요일 저녁에 게임을 한다.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케줄이다.

다만 멕시코는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는데,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즉 이틀 휴식을 취하는 이점이 생겼다. 하지만 길 감독은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쉬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멕시코와 미국은 같은 거리를 비행기로 이동했지만, 미국은 하루를 더 쉬고 있다.

길 감독은 "우리는 오늘 오후 훈련을 하고 내일 경기를 해야 했다. 푸에르토리코도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긴 기쁨을 하루 더 누렸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길 감독이 제기한 불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MLB가 2월 초 발표한 8강 대진표의 '주석'과 다르게 미국-베네수엘라전 승자가 일본이 아닌 쿠바와 4강전에서 붙도록 바뀌었다는 점이다. '주석'에 따르면 쿠바의 상대는 멕시코와 푸에르토리코전 승자, 일본의 상대는 미국과 베네수엘라전 승자였다. 하지만 MLB측은 미국의 조 2위가 확정된 16일 경기 직후 대진표를 슬쩍 바꿔놓았다. 누가 봐도 일본이 껄끄러운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각국 기자들의 질문에 중계시간과 흥행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만약 미국이 19일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를 누르면 바로 다음날인 20일 쿠바와 준결승을 하게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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