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온다니”...땅주인들 노났다는 이 지역은 [MK위클리반도체]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내 한 부동산 업자의 말입니다. 실제로 부동산에는 땅을 보고 싶다는 사람들의 전화와 방문으로 부산스러웠습니다. 한적했던 시골 마을이 하루만에 이렇게 들썩이게 된 이유는 바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선언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기존 기흥·화성과 평택에 이어 용인까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반도체 3각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총 300조원을 투입해 정부가 경기도 용인에 조성하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하기로 확정했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향한 사실상 ‘선전포고’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삼성 파운드리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 왔던 생산능력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면 TSMC와 진검 승부를 벌일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정부가 경기 용인에 710만㎡(약 215만평) 규모로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20년간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건설하고, 국내외 우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등 150개 기업을 유치한다는 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기본 계획입니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투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직간접적 생산 유발 효과가 700조원에 달하고, 고용 유발 효과는 1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 기업, 팹리스 기업들이 모인 성남 판교를 연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됩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가 확대되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메가 클러스터’의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비약적인 도약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인 국가산단이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것은 삼성전자 생산전략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삼성전자의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는 기흥캠퍼스(파운드리·LED), 화성캠퍼스(D램·낸드플래시·파운드리), 평택캠퍼스(D램·낸드플래시·파운드리) 등입니다.
여기에 ‘시스템 반도체 메카’인 용인 클러스터까지 생산시설에 합세한다면 경기 남부 지역의 ‘3각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됩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용인 클러스터를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선두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흥·화성캠퍼스와 평택캠퍼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공장을 감안해도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입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 공정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구조를 적용한 3㎚ 공정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2㎚ 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하기로 한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3㎚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등 기술적 우위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시설이 부족한 ‘물리적 한계’로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는 시장 점유율 58.5%로 삼성전자(15.8%)를 앞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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