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年 100조원 시대 … “챗GPT로 사교육비 줄이자”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1인당 115만원에 달하지만
늘봄학교는 예산 1%만 투입
챗GPT발 AI교육 대세될 것
초중고예산 7%만 투입해도
최신 AI수학 AI영어 보급가능
나눠먹기식 늘봄학교 지양해야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27]
‘공교육(월 115만원) > 사교육(월 46만원)’
정부 공식통계를 종합해보면 위와 같은 수치가 나옵니다. 대부분 가정에선 의아한다는 반응입니다. 사교육비는 너무 낮게 통계가 잡혀있고, 공교육은 저만한 가치를 과연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오늘 기획선 공교육 가치를 조금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높은 사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초중고 교육을 담당하는 시도교육청에 갈 돈) 예산안은 73조원입니다. 학령인구(528만명)로 나누면 1인당 월 115만원이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지난해 사교육비가 26조원(1인당 46만원)이었죠. 공교육에 들어가는 돈이 사교육 대비 3배나 됩니다.
공교육비가 이렇게 많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맞벌이 부부 입장선 어쩔수 없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 와도 봐줄 사람이 없다보니 셔틀이 가능한 태권도 학원에 먼저 보내고 다른 학원에도 라이딩 해주기를 부탁하는게 현실이죠.
문제는 현장서 그다지 학부모들이 늘봄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교원 부담을 이유로 초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외부 위탁업체에 맡기는 하는 비율이 계속 늘고 있고(22% → 30%),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질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때문에 초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참여율은 1~2학년 땐 60%에 달하지만 6학년 땐 27%까지 떨어지게 되죠.
교육부는 드론 AI 등 미래형 프로그램을 늘봄학교에 넣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그동안 해왔던 것으로 미루어볼 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는 지식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챗GPT를 활용한 영어 교육법 강의를 유튜브서 들어봤습니다. 한글로 치고 오픽(영어말하기) 형식으로 번역해달라고 하면 곧잘 해줍니다. 비슷한 문장도 챗GPT가 만들어줍니다.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챗GPT를 활용하면 영어를 더 잘 배울 수 있습니다. 이제는 AI(인공지능)를 잘 다루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인 것입니다.
이를 AI교육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는 에듀테크(교육을 뜻하는 Edu와 기술을 뜻하는 Tech의 결합어)라고도 하죠.
국내선 아이스크림에듀(초등학습·미술), 뤼이드(영어), 매스프레소(수학) 등 유수업체이 애드테크 선두주자입니다.
이번에 시리즈C를 달성한 매스프레소의 AI수학을 예로 들어보죠.
학생은 EBS학습지와 핸드폰만 있으면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합니다. 교과시간 때 배웠던 수학 개념을 적용해 방과후 자습시간에 EBS학습지를 풀다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핸드폰으로 찍어서 매스프레소앱에 띄우면 됩니다. 그러면 문제풀이가 나옵니다. 학교서 월 1만8000원 구독료를 대신 내주면 문제풀이 강의도 보여줍니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만 ‘족집게’ 강의가 가능합니다. AI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덤이고요.
학령인구(528만명)의 30%가 AI수학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월 1.8만원의 구독료를 정부가 대신 내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총 예산은 연 3400억원 정도입니다. 만일 전 학생에게 모두 보급한다고 가정하면 연 1조원이고요.
챗GPT는 AI교육에 날개를 달아줄겁니다. 챗GPT는 비용이 비싸 당장 상용화가 힘들지만 3~5년만 지나면 비용도 최대 10분의 1로 낮출 수 있습니다. 교육 영역에 침투하면서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AI수학, AI영어, AI과학, AI사회 등 각 영역별로 모두 애드테크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키운다면, 연 5조원(교육재정교부금의 7%)만 집행해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신의 AI버전을 공교육에서 제공해줄 수 있는 겁니다.
이 효과는 굉장히 클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위탁업체를 선정하면 ‘학교 by 학교’, ‘선생님 by 선생님’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율학습기간이고 정교사가 이를 관리감독하되, AI교육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을 하게끔 하면?
우선 전국적으로 똑같은 AI툴을 쓰게되니깐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최신AI교육은 공교육에서 가능하다는 인식도 줄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애드테크사에게 일감을 주고 이들 업체들은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도 진출하러 할테니깐 애드테크 산업도 기를 수 있죠. 애드테크사는 더더욱 영역을 확장해서 ‘맞춤형 교재 + 맞춤형 강의’, ‘다양한 수준별 학습’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공교육의 질이 높아집니다.
그동안의 늘봄학교는 외부 강의 위탁을 할 때 주로 영세업체들을 선정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젠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특정 잘하는 업체들을 길러줘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교육을 전 학생들에게 보급해야 합니다. ‘나눠먹기식’의 늘봄학교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교육이 아예 없어지진 않을겁니다.
AI교육이 공교육만 제공되는 것은 아닐테니 이것보다 더 맞춤형으로 하거나 ‘AI교육+맞춤형 교육’까지 제공해주는 사교육이 있을테니 말이죠.
다만 위에서 살펴봤듯이 늘봄학교 참여율은 초등학교 고학년일수록 20%대로 떨어지고 중고등학교는 더 암울합니다. 늘봄학교 방과후프로그램을 AI교육으로 전면 개편하고 예산을 대폭 늘려서, 초등학교 고학년~중고등학교 참여율을 60%까지 올리면 어떨까요? 연간 26조원이라는 막대한 사교육비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학부모들이 학생을 학원에 보내는 이유는 학업성취도 향상이 주목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주의산만한 아이를 어떻게든 집중하게끔 학원서 관리해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죠.
이 지점서 방과후프로그램 전담교사를 신설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 대기발령 중인 예비교사들을 중심으로 말이죠. 올해 서울 초등학교 임용시험 합격자가 114명인데 모두가 학령인구 감소로 대기발령 중입니다. 이들을 오후 2시 출근-오후10시 퇴근 등으로 해서 늘봄학교에 투입시키면 어떨까요? 초중고 예산 73조원 중 교원 인건비는 12조원입니다. 조금 더 늘려도 됩니다. 젊은 교사들을 방과후프로그램에 대거 배치해 사교육 비율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오늘 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공교육이 사교육 대비 3배나 더 돈이 많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② 맞벌이 가정 자녀를 위해 늘봄학교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AI를 활용한 교육(AI수학, AI영어)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자
③ 초등 고학년~중고등학생 늘봄학교 참여율을 70%까지만 올려도 사교육비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이달 중 저출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다 내실 있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이 나오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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