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기 전에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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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에 닿는 바람이 아직 차다 싶었는데, 어느새 버드나무 가지에는 연둣빛 새싹이 돋고, 무심천변에는 노란 개나리가 피었습니다.
봄 햇살을 야금야금 먹고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 목련 몽우리는 금방이라도 톡 터질 듯합니다.
봄이 오면 김경화 씨는 목련나무를 자주 올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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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에 닿는 바람이 아직 차다 싶었는데, 어느새 버드나무 가지에는 연둣빛 새싹이 돋고, 무심천변에는 노란 개나리가 피었습니다.
봄 햇살을 야금야금 먹고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 목련 몽우리는 금방이라도 톡 터질 듯합니다.
봄이 오면 김경화 씨는 목련나무를 자주 올려다봅니다.
하얗고 탐스러운 꽃송이가 피기 전에 따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야 꽃차의 재료로 쓸 수 있습니다.
■ 겨울을 보낸 야생 꽃에는 강인한 생명력이 있다
목련은 한의학에서 신이화(辛夷花)라고 부르는데요.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해서 환절기 코막힘이나 감기에 약재로 쓰여왔습니다.
요즘처럼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클 때, 건강에 좋은 제철 꽃차로 ‘목련’만한 것이 없는데요.
목련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신경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인이 목련 농원을 하셔서 해마다 거기서 따다 왔는데, 농원이 문을 닫는다고 해서 좀 얻어다 집 앞산에 듬성듬성 몇 그루 심어놨어요. 거리에 피는 목련은 함부로 따서도 안 되지만 매연 때문에 꽃차이기보다 독차가 될 가능성이 높죠.”
이제는 꽃차 재료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곳이 있어 필요할 때마다 구할 수 있지만, 야생에서 채취한 재료는 특히 맛과 향이 진하고 성분도 좋아 김경화 씨는 매년 이맘때면 목련꽃차 재료를 직접 채취하러 다닙니다.
■ 샛노란 목련꽃도 예쁘다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
이 귀한 꽃을 피우기도 전에 따왔으니 찻잔에 매년 봄 꽃피우게 할 책임이 따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죠.
먼저, 하루 이틀 정도 응달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둡니다.
이 과정을 ‘시들림’이라고 하는데요. 시들리기를 하면 갈변 현상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목련은 온도에 굉장히 민감에서 내 손에 있는 열에 의해서도 갈변이 돼요. 그래서 열이 많은 사람이 만든 꽃차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만든 꽃차의 갈변 속도가 다르죠.”
시들림한 후에는 목련 꽃을 품고 있던 솜털 옷을 벗겨내고 꽃잎을 한 장씩 펴줍니다.
꽃봉오리 속에 잠자고 있던 어린 꽃잎은 여리여리한 병아리 색을 띠는데요.
하나, 둘, 셋, 넷... 봉우리 하나에 꽃잎이 아홉 장이나 숨어있는 것도 있다니 새삼 놀랍습니다.
고행에 가까운 작업은 수술까지 손으로 떼어내면 끝이 납니다.
남은 것은 건조 과정.
팬 위에 면보나 한지를 깔고 저온에서 덖고 식히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덖음 과정을 여러 번 할수록 꽃차의 향은 더욱 깊어진다고 하는데요.
‘구증구포’라는 말이 있듯이 보통 7~9번 정도를 기본으로 합니다.
수분이 빠진 목련꽃은 고온에서 마지막으로 덖어 향매김하고, 식으면 소독된 용기에 담아 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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