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우리가 영업중이라는 것" 유동성 위기 퍼스트리퍼블릭은행 가보니[현장르포]

홍창기 2023. 3. 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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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대한 많은 뉴스들이 나오고 있지만 모두 좋은 뉴스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점 영업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FDIC가 적혀진 패널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말해줬다.

그러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희망과 달리 이 은행의 유동성 위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 어려운 점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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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 입구에 "예금 전액 보장" 설명서 배치 안정성 강조
전문가 "120일 짜리 300억 달러 예금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 안돼"
결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증자해야 할 것 관측 나와
17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본점 입구가 한산하다. /사진=홍창기 특파원

【샌프란시스코(미국)=홍창기 특파원】

"우리에 대한 많은 뉴스들이 나오고 있지만 모두 좋은 뉴스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111 파인스트리트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본점은 다른 은행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날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본점 영업부 행원들은 고객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업무를 진행했다. 행원들과 상담하고 있는 고객들의 표정도 어둡지 않았다. 고객들은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11개 대형 민간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300억 달러(약 39조 원)의 예금을 예치해 이 은행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을 인지했는지 당장 예금이 떼일까 봐 걱정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뱅크런 없고 대출도 정상 진행" 강조

이날 본점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한 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곳곳에 있는 이 은행의 다른 지점에서도 긴 줄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형 민간 은행들이 300억 달러의 예금을 120일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예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은 없었다.

다만 이 은행 본점 영업부에서는 타 은행 영업점과 다른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내 곳곳에 배치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계좌당 25만 달러(약 3억 2737만 원) 이하의 예금은 전액 보장한다는 팸플릿이 대표적이다. 본점 영업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FDIC가 적혀진 패널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보여줬다.

전화를 붙잡고 고객에게 "우리는 괜찮다"를 계속 강조했던 한 행원의 외침 역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동성 위기를 잘 설명해주는 장면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본점 영업부 매니저 빈센트 유는 한 고객에게 "만약에 우리의 뉴스 때문에 걱정이 된다면 주말 동안 충분히 생각하고 오는 것도 환영한다"며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유는 이어 "우리는 여신업무도 이전과 같이 진행하고 있다"며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풍부한 유동성을 다시 한번 고객에게 강조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본점 영업부 곳곳에 배치돼 있는 미국 연방예금공사(FDIC)의 예금자보호 안내서. /사진=홍창기 특파원
연방 정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원 딜레마 왜?

그러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희망과 달리 이 은행의 유동성 위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동성 위기는 증자 이슈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투자회사 애틀랜틱 에쿼티는 퍼스트리퍼블릭에 50억 달러(약 6조 5475억 원)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11개 대형 민간은행들의 유동성 지원은 말 그대로 예금 예치인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LP는 "300억 달러라는 유동성 수혈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120일 짜리 예금일 뿐이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 어려운 점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LP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방정부가 도덕적 해이가 있었던 은행들의 주식을 사들이며 이 은행들을 구제하는 조치를 했다가 일반적인 납세자들의 반발을 샀던 전례가 있었다"며 연방정부가 미온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방정부는 과거의 전례 때문에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FDIC를 통해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금은 보호받을 수 있지만 주식이나 채권 투자자는 구제받지 못하는 만큼 유동성 위기를 120일 짜리 예금으로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물론, 채권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가의 경우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이날 주가는 전장대비 32.80%나 급락한 23.0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은행 주가는 이번 주에 롤러코스터를 타며 14.07% 하락했지만 한달 전인 지난 2월21일과 비교하면 무려 81.25%나 폭락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본점 내부의 유리 가림막에 가려져 흐리게 보이는 '리퍼블릭'이라는 글자가 이 은행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듯 하다. /사진=홍창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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