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그레이트오션로드·질롱 감동 여행 [함영훈의 멋·맛·쉼]

2023. 3. 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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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여행①
호시어레인,소지섭·임수정의 영화 촬영지
많이 들었지만 잘몰랐던 빅토리아주 탐방
빈티지골목길에서 도심 열기구투어 까지
산촌 증기열차, 12사도 공원 헬기 여행도
호주 빅토리아주 12사도 국립공원(북서에서 남동 방향으로 촬영)
멜버른 근교 클램버른의 레드샌드파크
멜버른 도심 마천루 위 열기구투어
멜버른의 아침은 야라강 카누 동호인들이 연다.

[헤럴드경제, 멜버른=함영훈 기자] 모든 것이 좋았다. 참 많이 들어본 이름 멜버른. 이제야 알아봐 미안하다, 사랑한다.

우리 한국인은 멜버른에 대해 뭘 알까. 세계적인 팝듀오 ‘에어서플라이’가 데뷔한 곳,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정도이다. 혹시 호주의 수도? 아니다. 지금의 호주 수도는 원래 수도였던 멜버른과 20세기 신흥도시였던 시드니가 팽팽히 맞서자 딱 중간지점에 조성한 소도시 캔버라이다. 동부해안에 익숙해 있는 한국여행객은 멜버른은 많이 들어만 보고, 실상 잘 모른다.

홍콩을 경유한 캐세이퍼시픽항공 기장이 믿음직한 목소리로 “초가을 현재기온 20도, 매력적인 도시에서 행복한 여정을 하세요”라는 안내방송을 하는 순간, 미지의 도시에 대한 궁금증은 극에 달한다.

아침햇살을 받는 멜버른 도심과 야라강 [핫에어 벌루닝 열기구에서 촬영]

▶하늘엔 형형색색 열기구, 강물엔 카누행렬 떠가고..= 한국영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 멜버른은 다문화가 빚어낸 다채로운 문화 스펙트럼(이민박물관), 현대예술과 고전걸작 컬렉션(빅토리아 갤러리), 호주에만 사는 동물과 인간의 공생(모닝턴반도), 원주민과 이주민의 상생 문화 등 인문학의 산실이다.

매일 만나는 카누의 행열(야라강), 고층빌딩 마천루 위로 나는 형형색색의 열기구(핫에어 벌루닝), 산촌을 달리는 오렌지특급열차(단데농 퍼핑빌리), 해변을 수놓는 형형색색 방갈로촌(브라이톤) 등 유쾌함과 청정생태에서도 유럽 부러울 것 없는 총천연색 여행꾸러미였다. 멜버른은 예전에 미처 몰라봐서 미안하고, 이제야 알아봐서 사랑하게 된 명품 고을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구간 중 12사도 국립공원 [남동에서 북서 방향으로 촬영]

시티를 조금 벗어나면, 질롱코리아 프로야구단으로 인해 한국사랑이 깊어진 빅토리아주 제2도시 질롱의 목각인형이 반기고, 마음이 웅장해지는 12사도 바위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마주한다.

클랜버른에선 붉은 모래 위로 녹색초원이 원형으로 여러 자국을낸 레드샌드 가든의 신비스런 자연을 만난다.

단데농 산자락 퍼핑빌리의 증기기관차 투어
멜버른 남쪽 거대 베이(만)의 이름이리도 한 필립 섬 페어리펭귄의 2~3일 조업후 퇴근길

필립아일랜드에서, 아이들 먹일 음식을 배에 채우고 이틀만에 귀환하는, 닭 만한 ‘페어리 펭귄’ 수천마리의 퇴근 모습을 목도할 때엔 목숨을 건 어미의 자식사랑에 감동한다. 총 3만2000마리가 번갈아 출퇴근을 하는데, 해진 직후 용케 집도 잘 찾는다. 덩치가 열배나 되는 왈라비와 대치하는 모습은 참으로 당차다.

한류의 인기가 점차 치솟고 있는 멜버른의 이 서부 외곽지역은 한화가 터를 닦고 있고, LG가 첨단기술 공장 후보지로 물색하는 등 경제, 문화, 체육 등 다방면에서 우리와의 우정이 깊어지는 곳이다.

질롱

헤럴드경제는 열흘 간의 현지 취재를 통해 호주 이민, 워킹홀리데이를 꿈꾸는 세계인들의 살고 싶은 도시 1위, 멜버른의 속살을 들여다 보고, 그들의 진면목을 20회 시리즈로 전한다. 서울·부산과 멜버른 간, 경기도·다도해와 빅토리아주 사이의 우정이 더욱 커지기를 기대하면서. (표기: 호주의 다른 도시, 영미계 사람들은 ‘멜번(Melbourne)’이라 부르고, 빅토리아주 내에선 ‘시티’라고 부르며, 한국인들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멜버른’이라고 한다.)

▶골드러시로 시작된 멜버른 ‘노다지 여행’= 금광 개발자들은 행여 귀한 금이 무단반출될까봐 ‘노 터치(No Touch)’를 입에 달고 인부들에게 작업을 시켰다. 이 말은 한글로 ‘노다지’가 되어, 진귀하는 것을 지칭하는 뜻으로 진화했는데, 멜버른은 바로 ‘노다지의 도시’이다.

호주에만 사는 왈라비. 캥거루를 닮았다.
브라이톤 방갈로는 인스타그래머블 포토포인트이다.

19세기 금광이 발견되자, 영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미주 등 각지에서 멜버른을 향한 ‘골드러시’가 있었다. 인구는 몇 년 되지 않아 제곱·세제곱의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 멜버른 골드러시는 밸러랫(Ballarat)의 ‘소버린힐’에, 19세기 복색의 스태프와 마차등이 오가는 금광 테마파크로 잘 재현돼 있다.

도심의 전통시장 퀸 빅토리아 마켓은 금광채굴 노동자의 묘지 위에 세워진 멜버른 사람들의 생활기반이다. 이곳에서 남쪽 야라강까지 이어지는 도심 곳곳엔 빅토리아시대 붉은 벽돌 건물 골목(Lane)을 만날 수 있다. 첫날은 도심 걷기여행이다.

한국영화 ‘미안하다 사랑한다’ 촬영지 호시어레인(Hosier Lane).

‘미안하다 사랑한다’ 촬영장소 역시, 호시어레인(Hosier Lane)의 오래된 건물을 쓰던 의류,직물 업체들이 떠난 뒤 다소 방치되다가 그래피티 예술벽화가 그려지고 빈티지 카페,바가 들어서면서 환골탈태한 관광명소이다.

수십개 기찻길이 모인다는 점에서 멜버른의 랜드마크이자 가장 오래된 역인 플린더스 역과 세인트폴 성당에서 동쪽으로 200m 정도 만 가면, 그래피티 벽화작품들이 화려하게 수놓은 호시어레인을 만난다.

호시어레인 사진 오른편 오목하게 들어간 지점이 소지섭의 촬영지.

골목 입구, 가로세로 성인 키 만 한 크기, 오목하게 사각으로 들어간 지점이 있는데, 영화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소지섭이 비를 피하며 쪼그려 앉아있던 곳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이곳을, 영화제목 줄임말로 ‘미사’ 골목이라고 한다.

강렬한 원색의 돼지, 캥거루, NBA 샤킬오닐 그림 등이 그려져 있다. 느와르 영화를 찍어도 괜찮을 골목이 예술을 입으니, 여행자는 추상예술 그림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빅토리아시대 건물 사이로 녹색 화분을 놓은 길포드레인

▶빅토리아 시대 붉은벽돌 길포드레인= 퀸 빅토리아시장과 명품쇼핑가인 콜린 거리 딱 중간에 있는 길포드레인(Guildford Lane) 옛 건물 골목에 크림퍼(Krimper) 브런치카페가 있다. 상인 길드와 관련있는 골목인 듯 하다.

이 카페가 있는 골목은 붉은벽돌로 지은 빅토리아시대의 뼈대를 활용한 건물이 좌우에 늘어서 있고, 행여 도시가 삭막해질까봐 잘 자라는 식물을 심은 화분을 두거나 넝쿨이 건물을 타고 오르며 살도록 했다. 세계 최고 에코(eco)투어여행지인 호주는 청정자연생태 지역 뿐 만 아니라, 도시의 오래된 골목에서도 그린(Green) 오스트레일리아를 구현하고 있었다.

공사로 막아놓은 길 조차 예술적으로 장식한 멜버른

내부는 대들보가 훤히 드러나는 빈티지 느낌인데, 그만큼 빅토리아 시대 건물의 원형을 잘 보존했다는 의미이다. 의자 역시 겉칠이 벗겨져, 방문객은 세월의 흐름을 깔고 앉는다. 벽붙이형 자전거 거치대도 두어, 하이커들도 편하게 차와 브런치를 즐기도록 배려했다.

시민과 여행자의 초상권을 존중해 사진을 찍지 못하다가 밖에서 창문에 렌즈를 붙이고 찍었더니, 이를 눈치 챈 식객들이 손을 흔들며 한국인 일행에 미소를 보내준다.

카페에 앉아있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낡은 캐비넷 공장을 크게 변형시키지도 않은 채, 나그네가 쉴 의자를 두고, 배를 채워주던 60년전 캐비넷 제작자 슈림 크림퍼(Schulim Krimper)의 마음이 전해진다. 카페 크림퍼에선 열심히 일한 뒤 미식과 커피로 원기를 보충하던 일꾼들의 웃음소리가 여전히 들리는 듯 하다.

빅토리아주 골프여행

7~8년 전부터 멜버른의 인구증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우리말로 하면 ‘문전성시’의 도시이다. 곧 호주 제1 도시를 탈환할 것이라 한다. 이제 여행 시작인데, 와락 예사롭지 않은 호감이 첫 여행자의 마음이 훅 들어온다. ‘멜버른 넌 누구니?’ 금맥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궁금증이 더해간다.〈계속〉

▶멜버른 여행 글 싣는 순서= 〈3월18일〉 ▷호주 멜버른 감동여행, 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 문화·예술·축제의 중심 V미술관·F광장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3월19일〉 ▷캐세이퍼시픽 특가로 호주여행..팔방미인 멜버른 여행 리스트 〈3월21일〉 ▷추억을 싣고 청정지역을 달리는 ‘퍼핑빌리 증기열차’ ▷그레이트 오션로드① 멜깁슨이 반한 ‘이곳’…남극의 파도와 서핑·코알라가 반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② “파도의 침식이 빚어낸 웅장함”…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포트켐벨 ▷다채로운 멜버른을 몰라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지면〉 ▷옛 영화 한 장면처럼...추억 싣고 나무다리 달리는 증기열차〈지면〉 ▷남극 바람이 말을 걸어오는 곳, 그레이트 오션로드〈지면〉 〈3월24일〉 ▷멜버른, 호주에서 가장 핫한 도시..메리어트 1000번째 호텔 호주 첫 리츠칼튼 멜버른 등장 〈3월28일〉 ▷이민박물관에서 울던 원주민 여학생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필립섬 펭귄들의 밤 퍼레이드 ▷금광 노동자 영혼 깃든 퀸빅토리아 시장 〈4월6일〉 ▷샘해밍턴 “멜버른엔 하루에도 4계절 있다” ▷산꼭대기 노천 온천의 감동, 모닝턴 매력 벨트 〈4월12일〉 [도심 랜드마크 여행] ①“멜버른 탐험 플린더스 역으로 가라” ②에펠탑·런던아이 닮은 멜버른 명물들 ③“열공 불가피” 웅장한 멜버른도서관 〈4월20일〉 ▷멜버른 골드러시 시간여행, 그램피언스 에코투어 ▷캥거루 호주머니가 있어서 호주라고?-호주에만 사는 동물 만나는 곳 ▷호주 제1도시 비상 목전, 멜버른 풍선여행 〈4.27〉 ▷신비의 붉은 모래..멜버른 두 개의 로얄보타닉 가든 ▷멜버른 샌드링엄 석양, 체리호의 낭만..현지인의 핫플 ▷멜팅 멜버른, 누구든 맞는 음식, 커피천국, BYO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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