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산과 울퉁불퉁한 지층… 장엄한 자연의 모습에 탄성만 [박윤정의 HEI! 안녕하세요! 노르웨이]

2023. 3. 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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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몰데서 예이랑에르까지
장미의 도시 몰데, 재즈 페스티벌로 유명
바다향 가득 해산물 맛보며 즐기면 감동
자연 경관이 일품인 인기 관광지 피오르
3시간 더 달려 작은 마을 예이랑에르 도착
여객선이 정박한 피오르 항구 풍경 이색적
느긋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선다. 해안가는 아직 사람들의 온도가 닿지 않아서인지 서늘한 풍경이다. 출근시간이 우리보다 늦은 10시라서 그러한지 출근하는 사람들 발걸음이 느긋하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아쉬운 마음을 산책으로 마무리하고 호텔로 들어와 짐을 꾸린다. 몰데로 향하는 직항편은 하루 한 편, 오후 2시30분 이륙이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항공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체크아웃을 마친다.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오르며 며칠 동안 정이 들었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다. 금발머리에 환한 미소! 오슬로의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오슬로 공항. 탑승 수속인 셀프 체크인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공항에 도착하여 탑승 수속을 하려고 보니 셀프 체크인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모두 기계 앞에서 티켓을 프린팅하고 짐 태그를 받아 짐에 붙인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지난 기억을 되살려 가며 옆 사람들 행동을 살핀다. 수화물을 들고 그들 뒤를 따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는다. 안내문에 따라 짐을 보내며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절차를 도와주거나 안내를 부탁할 공항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라서 그러한 걸까? 뛰어난 기술력으로 시스템이 바뀐 걸까? 여하튼 모든 승객이 각자 탑승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른다.
목적지인 몰데는 노르웨이 피오르 북쪽 구석, 롬스달스피오르의 넓은 어귀 해안선에 있다. 예이랑에르와 트롤스티겐(Geiranger-Trollstigen) 풍경 길, 롬스달세겐(Romsdalseggen) 능선 길, 애틀랜틱 길(The Atlantic Road)을 포함하여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드라이빙 도로와 관광 명소를 품고 있다.
몰데는 장미의 도시라 불린다. 1961년에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되면서 매년 7월이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비행기는 장미의 도시(The City of Roses) 몰데를 향하여 착륙을 준비한다. 이 도시는 1961년에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되면서 매년 7월이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상쾌하고 짭조름한 바다향을 더하여 갓 잡은 해산물을 맛보면서 재즈 공연을 즐긴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아름다운 전망을 즐기기 위한 운전을 생각하며 설렘으로 트랩에 내려선다.
몰데 공항. 몰데는 노르웨이 피오르 북쪽 구석, 롬스달스피오르의 넓은 어귀 해안선에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니 오슬로보다 찬 바람이 폐부로 밀려들어 온다. 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듯한 하늘은 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 승객보다 늦게 내린 수화물을 기다리며 공항을 둘러본다. ‘환영합니다’. 낯익은 한글이 건네는 인사말이 반갑게 느껴져 살펴보니 한국 브랜드 광고이다. 짐을 찾아 공항을 나서려고 하니 검색하는 사람도 없고 어떤 제재도 없다. 제대로 나가는 건지 의심스럽다. 역시나! 정문으로 나가지 않고 공항 직원들 출입구로 나가 렌터카 직원을 만나지 못했다. 울리는 전화를 받고서야 직원을 찾는다.
몰데에서 머무르지 않고 바로 예이랑에르로 향한다. 이 작은 마을은 예이랑엘바(Geirangelva) 강이 흘러드는 피오르 끝에 있다. 피오르는 노르웨이 인기 관광지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피오르를 즐기기 위하여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서해안 전 지역이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지형은 물에서 거의 직선으로 솟아오른 가파른 높이로, 깎아지른 듯한 울퉁불퉁한 지층과 만나 장관을 이룬다. 사람이 거주할 환경은 아니지만 들쭉날쭉한 봉우리에서 거품이 이는 폭포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은 방문한다.
예이랑에르로 향하는 길. 작은 마을은 예이랑엘바 강이 흘러드는 피오르 끝에 있다.
북부 노르웨이 대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적절한 도로, 철도가 없었다고 한다. 1893년, 최초의 후르티그루텐(Hurtigruten) 증기선이 정말 외진 지역인 트론헤임에서 함메르페스트까지 11개 항구를 방문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 노선이 오늘날, 남쪽 베르겐을 포함하고 러시아 국경 근처 시르케네스까지 항해하며 노르웨이 풍광을 쉽게 경험할 기회를 가져다준다. 후르티그루텐은 카리 브렘네스의 노래(Hurtigrute)로 알 수 있듯이 노르웨이 문화에 젖어들어 있다. 이 크루즈를 베이스캠프로 이용하면 피오르의 상징적인 마을, 오로라와 한밤중의 태양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탐험할 수 있겠지만은 불편한 선상 생활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다른 선택을 했다.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 구석구석을 경험하고자 트레킹과 드라이빙, 그리고 크루즈를 적절히 이용한다.
예이랑에르의 여객선이 정박한 피오르 항구 풍경.
달리는 창밖은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해안가와 언덕 풍경이 사라지고 마주 오는 차량 헤드라이트 불빛만이 시야에 담긴다. 드디어 3시간을 달려 트롤 피오르를 탐험하기 위해 작은 마을 예이랑에르에 도착한다. 어느덧 안개인지 보슬비인지 모를 축축함은 빗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차량에서 짐을 내리는 동안 굵어진 빗방울이 어깨를 적신다. 으슬으슬한 기운을 호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수건으로 털며 베란다로 향한다. 아! 여객선이 정박한 피오르 항구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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