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애인 특수학교 포화… “가고 싶어도 못가요”

최종일 기자 2023. 3. 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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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대상 학생 7천598명 중 74% 일반학교 특수학급 진학
폐교 활용 등 확충 시급 목소리에 시교육청 “용지 확보 속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교육청 본관. 인천교육청 제공

 

인천지역에서 각종 장애 등을 앓고 있는 학생 111명이 특수학교 진학을 신청했다가 떨어져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으로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급은 맞춤형 수업이나 학생들에 대한 돌봄 등 배려가 부족한 만큼, 특수학교 확충이 시급하다.

1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특수교육대상 학생 7천598명 중 1천940명(25.5%)만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다. 나머지 5천658명(74.4%)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을 다닌다.

특히 시교육청이 처음으로 특수학교 신청자 등을 조사한 결과, 학생 111명이 특수학교 진학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생 4명, 초등학생 81명, 중학생 22명, 고등학생 4명 등이다. 이는 특수학교 내 초등학교 과정의 전교생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특수학급 학생들은 국어·수학과 같은 주지과목 맞춤별 수업을 한 뒤, 일반학급을 오가며 다른 학생과 함께 미술·음악·체육 수업 등도 듣는다.

이 때문에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계속 특수학급에만 있거나, 일반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추홀구에 사는 자폐성 장애를 앓는 A양(12)은 현재 일반학교에서 수업받지만, 계속 뛰어다녀 교사의 통제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일반 수업을 받기 어려워 특수학급에서만 지내고 있다.

중구의 지체 장애를 앓는 B군(14)은 지난해 9월 학교를 1개월 정도 가지 못했다. 일반학급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적응하기 어렵고, 따돌림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새 학기가 시작했지만, B군은 여전히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들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들은 특수학교로의 전학도 쉽지 않다. 특수학교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특수학교는 공립이 현재 6곳 171학급 규모이지만, 올해 98학급이나 초과해 운영하고 있다. 한 장애학생 학부모는 “특수학교로 전학을 신청했지만 대기 번호를 받았다”며 “하지만 언제 자리가 빌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기에 인천의 특수교육대상자 학생은 2021년 6천534명, 지난해 7천067명, 올해는 7천598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국민의힘·서구4)은 “인천의 폐교 등의 시설을 특수학교로 전환,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도심과 먼 곳이라면 기숙학원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규모 특수학교를 만들려고 하면 반대 민원 등이 있다”며 “도심 곳곳에 소규모로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설립은 도시 개발 사업과 동시에 가야 하다보니,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영종도와 계양·미추홀·부평구를 우선순위로 두고 용지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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