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위기 안 끝났다"…미 연준, `결자해지` 나서나

이윤희 2023. 3. 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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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속한 긴축이 은행위기로 이어진 가운데 위기상황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이어갈 지, 금리인상을 중단하며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금리인상, 금리유지, 금리인하라는 세가지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는 드문 상황이 글로벌 증시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1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4.57포인트(1.19%) 하락한 31,861.9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64포인트(1.10%) 밀린 3,916.6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6.76포인트(0.74%) 떨어진 11,630.51로 장을 마감했다.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과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또다시 급락했다. 전날 대형 은행들의 지원으로 반등한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는 다시 32%가량 떨어졌다. 이 은행의 주가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폐쇄된 10일부터 80% 이상 하락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전날 11개 미국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지원받았으나, 장 마감 후 회사가 배당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안을 키웠다.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번 은행들의 개입이 전이 위험을 확산하는 역할만 할 것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퍼스트 리퍼블릭 등급과 관련해 '부정적 관찰 대상' 상태를 유지한다며 수일 내 은행에 대한 신용평가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모기업이었던 SVB 파이낸셜은 이날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SVB가 폐쇄된 지 1주일 만이다.

SVB 파이낸셜의 주식은 10일 개장 전부터 거래 중단된 상태였다.

스위스 은행 CS의 주가도 이날 스위스 거래소에서 8% 떨어졌다. 회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역대 최고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월가나 유럽의 은행들이 CS와 거래를 축소하거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확인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대형 은행들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의 주가가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SPDR 지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도 6% 이상 하락했다. US뱅코프와 코메리카, 트루이스트 파이낸셜의 주가도 각각 8~9% 이상 떨어졌다.

이 가운데 연준은 다음 주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동결 가능성도 점친다. 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지 않아 미 연준이 금리인하로 돌아설 가능성도 내다본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의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60%대로 전날의 80% 수준에서 낮췄다. 안전 자산 선호에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7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66달러대까지 하락해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은행권 우려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에 이번 주에만 13% 떨어졌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7bp 이상 하락한 3.41%를 기록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35bp 이상 하락한 3.82%를 나타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도 63.4로 전월의 67.0에서 하락해 부진한 모습이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8%로 전월의 4.1%보다 하락해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브룩스 맥도날드의 에드워드 박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심리가 매우 취약하다"라며 "(시장에) 다음은 누구인가? 라는 분위기가 있으며, (호재에도) 아무도 빨리 흥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폴 크리스토퍼 투자 전략 대표는 마켓워치에 "시장이 오르락내리락하며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는 "은행 시스템에 압박이 경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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