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냐 금융 안정이냐…더 복잡해진 금리 셈법
[앵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순식간에 무너진 데 이어 세계 9위의 유럽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마저 흔들리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고려하면 인상을 자제하는 게 맞는 듯하지만, 상황은은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이재동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삼성증권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던 기존 관측을 연내 동결로 수정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높아지자 일주일 만에 전망을 고친 겁니다.
미 금융당국이 적극 진화에 나섰지만, 세계 금융 시장엔 불안감이 여전합니다.
정부 역시 통화 긴축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두 달째 경기 둔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이승한 /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지난 17일)>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이 1년 반 만에 0.3%대로 오르는 등 긴축 후폭풍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지만 통화 정책의 셈법은 간단치가 않습니다.
관건은 역시 물가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열 달 만에 4%대로 내려왔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또다시 기준금리 0.5%P 인상, 빅스텝에 나선 것도 물가에 대한 우려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박기영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최근 1주일간 5차 방정식이 7차, 8차로 미지수 개수가 늘었다"며 어려워진 통화정책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한은은 안개가 심할 때는 차를 세워야 한다며 지난달 금리 인상을 '일시 정지' 했지만, 그 사이 시장의 안개는 한층 더 짙어진 분위기입니다.
연합뉴스TV 이재동입니다. (trigger@yna.co.kr)
#ECB #SVB #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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