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아 ‘친환경 플래그십’ EV9에는 ‘별’이 담겨있다

2023. 3.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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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규·한상혁 연구원 말하는 기아 EV9은
별과 돌, 상징으로 활용…EV9 정체성 선봬
‘공기역학’ 통해 고효율 구현…‘친환경’ 제시
한상혁(왼쪽)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 연구원과 박병규 책임연구원이 EV9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아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별은 고대부터 경이로움의 상징이었다. 아무도 가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 그래서 늘 탐구의 대상이었던 존재.

EV9을 디자인한 박병규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 책임연구원은 인류에게 동경의 대상이던 별을 차량 외장램프에 담아내려고 했다. 강력한 메인 빔은 ‘가장 밝은 별’을 상징하도록 중심에 넣고, 주간주행등은 별자리를 잇는 ‘작은별’로 풀어냈다. ‘스타 맵(Star Map·별자리 표)’이라고 일컫는 외장램프 디자인은 이렇게 탄생한 결과물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EV9의 외장램프는 밤하늘의 별자리와 자연의 직선적인 조형미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에서 EV9을 디자인한 박병규 책임연구원과 한상혁 연구원 두 디자이너를 인터뷰했다. EV9은 차체와 램프, 휠을 따로 개발한 후,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다. 기아 전동화 라인업 중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위상에 맞게 그만큼 많은 디자이너가 작업에 참여해 열정을 쏟았다. 이날 인터뷰에 참여한 한 연구원도 차체만을, 박 책임연구원은 램프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다.

두 디자이너는 EV9의 외장 디자인을 관통하는 철학을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로 요약했다. 웅장함의 대상인 자연을 디자인에 구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연과 대비되는 EV9만의 디자인 특성을 두드러지게 했다는 것이다. 디자인으로 전동화 차량이 지향하는 ‘친환경’을 구현하면서도 다른 완성차보다 돋보이는 EV9의 정체성을 구현한 결과물이다.

자연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담으려고 한 스타 맵 콘셉트의 외장램프 디자인. [기아 제공]
EV9은 간결하고 매끈한 면과 각 진 조형미를 조합해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한 디자인을 구현하려고 했다. [기아 제공]

특히 차체에서는 이런 철학이 뚜렷하게 묻어난다. 한 연구원은 “차체를 지탱하는 4개의 바퀴와 그 위에 놓이는 각진 휀더는 자연속의 바위를 상징하고, 그 위의 차체는 경이로움의 대상인 자연을 담아내려고 했다”면서 “매끈한 차체의 표면과 전체적으로 유선형을 띠는 곡선형 디자인은 자연과 대등하게 조화를 이루는 EV9의 정체성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간결한 느낌을 주면서도 전체적으로 수직적인 느낌을 강조한 EV9의 측면과 후면부 디자인에도 이런 노력이 돋보인다. 한 연구원은 “측면부의 롱 후드는 주름없이, A필러도 검은색으로 간결하게 넣어 단단한 느낌을 준다”면서 “후면부 디자인도 수직적으로 떨어지면서 단단한 인상을 주는데,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볼륨감 넘치고 매끈한 표면과 대비를 주려고 했다”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매력은 ‘강인함’이다. 리어램프에서 시작한 차량의 각진 부분은 각자 방향으로 퍼져 차량의 전체적인 굴곡을 구성한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를 통해서 강인한 인상을 주려고 했다”면서 “EV9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신경 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각진 인상이 주는 장점은 디자인 요소에만 그치지 않는다. EV9의 전비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한 연구원은 “EV9은 범퍼 하단과 차량 후변부 코너 부위를 각지게 다듬었는데, 이는 공기흐름이 차량의 표면에서 박리되게 하기 위해서”라면서 “공기역학을 적용해서 뒤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보트 테일 형상을 적용해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했다”고 묘사했다.

EV9은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차체 곳곳에 각진 디자인을 차용하면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기아 제공]

박 책임연구원도 “외장 램프의 바깥쪽 부위에 해당하는 ‘외부 렌즈’를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으려고 했다”면서 “헤드램프는 공기 흐름이 부드럽게 지나가도록 주변 표면과 매끈하게 연결하고, 리어 램프도 매끈하게 연결하는 디자인을 차용했다”고 말했다.

EV9은 기아의 두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첫선을 보였던 EV6 디자인은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부각시켰다면, EV9은 여기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다른 콘셉트를 선보였다. 사실상 새로운 차량인 셈이다. 개발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땀과 열정이 녹아든 결과물이다.

두 디자이너가 가지는 EV9에 대한 애정도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한 연구원은 “EV9은 기아가 나아갈 전기차 시대의 미래에 대해 디자이너들이 수년간 고민한 흔적이 오롯이 담겨있다”면서 “고객들은 EV9을 통해 기아의 비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램프가 단순히 앞을 환하게 비추는 것만이 아니라, 역동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는 요소라는 것을 부각시키려고 했다”면서 “고객이 EV9에 다가설 때마다 여러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점을 넣으려고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상혁(왼쪽)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 연구원과 박병규 책임연구원이 EV9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아 제공]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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