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투자 히어로? 스타트업 투자로 4000억 대박난 美 배우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번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다.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하던 SVB가 재정 위기를 겪은지 이틀만에 초고속 파산하면서 투자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SVB 파산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여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당국이 SVB의 예금 전액을 보증하겠다고 나서면서 일부 스타트업들이 SVB로 다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레이놀즈가 투자한 알뜰폰 스타트업 '민트모바일'이 미국의 대형 통신사인 'T모바일'에 매각됐다고 보도했다. 매각금액은 13억5000만달러(약 1조7700억원)이다.
레이놀즈는 민트모바일 지분 약 25%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2019년 민트모바일에 투자한 그는 직접 광고를 제작하고 광고모델로 출연하는 등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이번 거래로 레이놀즈가 얻는 수익은 약 3억달러(약 4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놀즈의 스타트업 투자와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주류 브랜드 에비에이션 아메리칸 진(Aviation American Gin)에 투자해 2020년 영국 주류 기업 디아지오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금액은 6억1000만달러(약 7200억원)에 달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1550개 이상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SVB와 거래하며 수십억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중에서도 지역사회 태양광 프로젝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 거주지에 짓는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거래의 62%를 SVB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SVB는 사실상 '기후은행'으로 불렸다. SVB는 지난해 "기후테크 기업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2027년까지 최소 50억달러(약 6조5015억원)의 대출, 투자자금 등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수의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친환경 기술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대부분이 사업 초기 단계로,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아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게리 탄 와이컴비네이터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후기투자는 초기와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우리의 핵심 업무(초기 투자)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기투자 금액을 줄이고 관련 팀원 17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와이컴비네이터는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후기투자를 늘려왔다. 2021년에는 80억달러(10조 4080억원)에 달하는 68건의 후기투자를 단행하며 정점을 찍었다.
헬맨 대표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자금을 SVB로 이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SVB는 이익을 내기 전인 나의 회사에 대출을 해줬다"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은 이 같은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이트스피트, 제너럴 캐피탈리스트 등 일부 미국 VC들도 14일(현지시간) "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총 자본의 50%를 SVB 계좌로 유지하거나 반환하기를 권고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신생 스타트업들이 대형은행으로부터 계좌 개설에 실패하면서 SVB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한 VC는 "잔고 1000만 달러 미만의 일부 스타트업은 계좌 개설을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VC인 카멜레온의 누노 페드로 곤살베스 파트너는 "일부 대형은행들이 계좌 개설에 필요한 최소 예금액을 천만 달러로 설정하는 등 매우 엄격한 개설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일부 VC는 (심지어) 운용자산이 적다는 이유로 계좌 개설을 거절당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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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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