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교체시간 '10초룰' 등장...축구의 미래는 '시간'을 어찌할까?

오광춘 기자 입력 2023. 3. 1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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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교체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10초입니다. 기존에 뛰던 선수가 10초 안에 나오지 않으면 그 팀은 1분간 1명의 선수 없이 경기를 진행합니다.'

최근 미국 프로 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가 발표한 새로운 규칙입니다. 올 시즌부터 2군 무대 성격의 리저브리그인 'MLS 넥스트 프로'에서 이 내용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체할 때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겠다는 거죠. 이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오는 선수들이 사라질지 모릅니다. 적어도 미국 프로축구에선.
미국 프로 축구에선 교체 시 10초 안에 선수가 빠져나와야 한다는 규칙이 적용됩니다. (사진=AP연합뉴스)

지체되는 축구의 시간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축구의 룰을 바꾸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지만 아직 뚜렷한 규칙 변화까진 끌어내지 못하고 있죠. 축구에 '스톱워치' 도입이 제안됐으나 이를 받아들이진 않았습니다. 추가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그러나 전후반 90분간 이어지는 축구의 전통은 실제 경기하는 시간이 그만큼 되지 못한다는 사실 앞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아예 초시계를 이용해 정확히 60분짜리 경기를 하자는 제안도 튀어나왔죠.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거나, 부상자가 발생해 경기가 중단될 때, 또 골이 들어간 뒤 세리머니가 이어질 때, 비디오판독이 진행될 때 시간을 아예 정지시키자는 것입니다.
교체돼 나올 때 천천히 걸어 나오는 메시. 이젠 이런 풍경도 사라질 지 모릅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는 실제 경기 시간이 60분도 안 된다는 통계에서 비롯됐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실제로 공을 갖고 경기하는 시간은 53분 54초 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 자료도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허비된 시간은 추가시간을 통해 제대로 적용되고 있을까요. 심판진에 의해 관리되는 추가 시간 적용은 결코 투명하지도, 또 팬들에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그 적용 기준이 의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축구를 '시간'과 '공간'으로 나뉘어 바라봤을 때 공간의 정의는 이제 완벽에 가깝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누가 더 앞서 나갔는지를 보는 오프사이드는 그 정밀함을 꾀하기 위해 고도의 비디오판독이 동원되고 있죠. 그러나 시간의 정의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논란을 부릅니다. 추정치에 기반한 추가시간은 일관성이 없다는, 그것을 결정하는 심판은 시간 도둑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시간이 누군가의 비밀이 되어선 안된다는, 다시 말해 시간의 투명성과 공개성이 지켜져야 축구는 보다 진실되고, 정확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이어집니다.
카타르 월드컵은 추가 시간이 과거보다 길게 적용돼서 눈길을 끌었죠. 우리나라와 가나의 후반 추가시간은 일찍 끝내버려서 논란이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전통의 90분 축구에 낭만이 깃들어 있을지 모르나 언젠가 축구의 미래는 달라질지 모릅니다. 축구를 즐기는 시간은 선수들 못지않게 팬들의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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