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요청에 다이먼 나섰다
“제이미, 만약에 말이에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전화기를 들고 다급하게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를 찾았다. JP모건은 미국 최대 은행이고, 그는 2008년 금융 위기를 겪고 살아남은 ‘월가의 황제’다. 옐런은 다이먼 회장에게 파산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돈을 빌려 주라고 요청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를 수락하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시티 CEO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이들은 SVB 등 중소 지역은행에서 빠져나온 예금이 신규 유입된 이번 사태 최대 수혜자이기도 하다. 빅4 은행이 50억달러씩 모으기로 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나흘 전인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뉴욕 증시가 개장한 13일 ‘다음 순서’로 꼽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단 하루 만에 77% 폭락했다. SVB보다 규모는 크지만, 사업 구조는 비슷한 은행이라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일어나고 신용등급 강등설이 돌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었다.
워싱턴포스트(WP)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후 옐런과 11개 은행 대표들이 화상 회의를 하면서 총 300억달러 규모 지원에 합의했고, 다이먼 회장이 옐런 장관의 워싱턴 사무실을 찾아가 세부 사항을 검토한 뒤 16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FT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한 대형 은행들의 이번 지원은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지원과 유사한 면이 있다고 했다. 당시 연준은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10여 곳을 소집해 36억달러 지원 합의를 이끌어 냈다. 다이먼이 이번 합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는 JP모건 설립자인 존 피어폰트 모건이 1907년 금융 공황을 해결했던 것과도 비교됐다. 당시 모건은 월가 금융인들을 자신의 도서관 방 안에 가둬놓다시피 하고 자금난이 발생한 은행 등에 대한 지원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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