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전쟁을 끊지 못할까… 전쟁에 담겨있는 ‘양면적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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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전쟁이 사라진 적은 없었다.
전쟁이 미치는 영향은 전방위적이다.
하지만 특정 전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연대기나, 전략 분석서와는 거리가 멀다.
두려우면서도 매혹적인 그래서 치명적인 전쟁의 '근본'과 인간의 본성을 묻는 역사철학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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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마거릿 맥밀런/천태화 옮김/공존/2만7000원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전쟁이 사라진 적은 없었다. ‘문명화’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지금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목도하고 있다. 인간은 왜 전쟁을 끊어내지 못할까.
전쟁이 미치는 영향은 전방위적이다. 당장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전쟁이 바꿔온 역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쟁은 군주나 국가명을 바꿔놓는 것은 기본이고, 문화와 경제, 사회 시스템 전반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오늘날 체계적 관료제로 정비된 중앙집권적 민족국가도 수 세기 동안 전쟁이 낳은 산물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오스만제국이 16세기 오스트리아 빈 점령에 성공했다면, 모차르트의 음악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도, 없었을지 모른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베토벤 교향곡 ‘영웅’,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쟁의 참화’,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모두 전쟁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다.
전쟁은 그 자체가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 수많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도록 ‘허용된’ 인간의 극악한 면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내 목숨을 기꺼이 희생하며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타심도 만날 수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엔 ‘진보’라 부를 만한 것도 생긴다. 법 질서 확립이나 민주주의 확대, 의학을 비롯한 과학기술 발달 등이 그렇다.
책에는 수많은 전쟁이 예시로 등장한다. 하지만 특정 전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연대기나, 전략 분석서와는 거리가 멀다. 두려우면서도 매혹적인 그래서 치명적인 전쟁의 ‘근본’과 인간의 본성을 묻는 역사철학서에 가깝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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