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섬이 되었다 [詩의 뜨락]
2023. 3. 18. 01:01
윤재철
누구나 외로우면
섬이 된다
차들 쉬임없이 내달리고
사람들 물밀듯
건너가고 건너오고
발자국 아무리 많아도
외로우면 섬이 된다
바람 불지 않아도
물결 찰랑이는 갯바위처럼
혼자 섬이 된다
이수역 사거리
느티나무는 노란 단풍잎 날리고
비둘기는 보도 위를 아장거리는데
벤치 위에 소주병 하나 뉘어 놓고
한 사람이 신문지로 얼굴을 덮고 잠들었다
누구도 외로우면
섬이 된다
흘러가고 흘러오는 사람의 물결 속
구두 뒤축 꺾어 신고
한 사람이 섬이 되었다
-시집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온 달빛’(도서출판b) 수록
●윤재철 시인 약력
△1953년 논산 출생. 1981년 ‘오월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 시집으로 ‘아메리카 들소’,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세상에 새로 온 꽃’, ‘그 모퉁이 자작나무’ 등. 신동엽문학상, 오장환문학상 등 수상.
△1953년 논산 출생. 1981년 ‘오월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 시집으로 ‘아메리카 들소’,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세상에 새로 온 꽃’, ‘그 모퉁이 자작나무’ 등. 신동엽문학상, 오장환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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