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폰에 ‘발신인 이재명’ 문자… 둘 다 참여한 단톡방도
지난 대선 당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검찰이 17일 열린 이 사건 두 번째 재판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다른 재판에 출석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은 기자들 앞에서 검찰에 힘을 실어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관해 “(김 전 처장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직전 재판에서 “성남시에 팀장급 직원만 600명에 달해 김문기씨를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이 대표가 599명의 팀장을 기억하지 못해도 김씨를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검찰은 “김씨는 이 대표가 스스로 최대 치적이라고 했던 대장동, 제1공단 등 사업의 주무 부서장으로 수차례 대면 보고를 하고 업무를 보좌했다”며 “김씨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등 사적·공적 관계에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경험적 행위를 공유한 사람”이라고 했다
2015년 1월 6~16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 김문기씨, 유동규씨 등이 함께 호주, 뉴질랜드로 출장을 갔고 세 사람이 함께 호주에서 골프를 친 것도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021년 12월 29일 한 종편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 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 줬더군요. 조작한 거지요”라고 했다.
그 발언에 대해 검찰은 이날 “허위 사실 공표”라고 했고, 이 대표 변호인은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이 김씨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이라고 맞섰다.
검찰은 재판에서 김씨가 2021년 11~12월 ‘이재명’으로 저장된 연락처로부터 단체 문자메시지를 수회 수신했으며, 이 대표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도 참여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김씨는 이 대표의 생일도 휴대전화에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대장동 재판’에 출석했던 유동규씨는 기자들에게 “김문기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직접 몰아 이 대표를 보좌했다”며 “(이 대표가) 거짓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김씨에게 ‘김 팀장, 거기 (골프공) 있어?’ 이런 말도 했다”며 “이런 관계들이 서서히 다 드러나고 가면이 벗겨질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씨는 오는 31일 이재명 대표의 세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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