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소집 앞둔 협회, '2701호 논란' 방지 대책 발표

안경남 기자 2023. 3. 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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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클린스만 감독 "세계 여러 나라서 비슷한 문제 발생…충분히 인지, 존중"
카타르월드컵 참가 중고참급 선수 10여명 "소집 기간 더 논의했으면"

[서울=뉴시스]대한축구협회 엠블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클린스만호 첫 소집을 앞둔 대한축구협회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논란이 됐던 '2701호 사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축구대표팀 의료 운영 시스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팀 의료 운영 시스템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지난 1월 발표문을 통해 카타르월드컵 당시 발생했던 의무 트레이너 문제와 관련해 사건의 경위와 입장을 밝힌 협회는 월드컵 이후 첫 소집인 3월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 의료 운영 시스템 개선을 위한 그동안의 과정과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협회는 "먼저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해외 사례를 참고하기 위해 지난 1월 잉글랜드, 독일, 일본, 호주 축구협회에 연락해 각국의 운영 방침을 조사했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4개국 모두 선수의 개인 의무 트레이너를 대표팀 내의 공식 스태프로 받아들이는 곳은 없었다. 따라서 개인 트레이너에게 관련 비용을 지급하지도 않으며, 대표팀 숙소 출입을 위한 AD카드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라별 상황에 따라 운영 방식의 차이가 조금 있었다. 호주처럼 대표팀 소집 기간 중에는 선수와 개인 의무 트레이너의 접촉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독일과 일본처럼 대표팀 숙소와 떨어진 완전히 별도의 공간에서 극히 제한된 시간에만 접촉하도록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잉글랜드 역시 기본적으로는 허용하지 않으나, 특별한 결정이 있을 때에는 예외적으로 선수 개인 룸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만 치료를 하도록 승인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4개국 조사를 마친 협회는 지난달 초 의무분과위원회를 개최해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백동현 기자 =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관리한 안덕수 트레이너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발 글을 올렸다. 안 트레이너는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첨부하며 "이 사진이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대로는 끝내지 말자며 2701호에 모여 했던 2701호 결의"라고 설명했다. 또 "바꾸세요. 그리고 제 식구 챙기기 하지 마세요"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대표팀이 머물렀던 카타르 도하 르메르디앙 시티 센터 2701호. 2022.12.07. livertrent@newsis.com

의무분과위원회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2월 말에는 협회 주요 임원과 관련 부서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했고, 이 자리에서 개선안의 초안을 만들었다.

이달 초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새 대표팀 감독에게 당시 사건 내용을 전달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 한국 정부의 법령을 기초로 협회가 많은 논의 끝에 내린 결론임을 충분히 인지했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카타르월드컵에 참가했던 중고참급 선수 10여 명에게 협회의 개선안을 전달하고 의견 회신을 요청했다.

회신해온 대부분의 선수는 찬반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이번 3월 대표팀 소집 기간에 더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협회는 향후 대표팀 의무 활동 개선 방향을 수집했다. 대표 선수들과의 추후 논의 과정이 남아 보완될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협회가 정한 원칙과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도하(카타르)=뉴시스]안덕수 트레이너. (캡처=안덕수 트레이너 인스타그램)

협회는 첫째로 대표팀 닥터와 의무 트레이너의 관계를 명확히 했다.

그동안에는 권한과 역할이 명문화되지 않아 지휘 체계에 혼선이 발생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는 팀 닥터가 선수단의 의료 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하며, 의무 트레이너들을 직접 지휘하도록 했다. 의무 트레이너는 팀 탁터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둘째,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하는 의무 트레이너 자격증을 물리치료사, 건강운동관리사, 선수 트레이너 3개로 제한했다.

셋째,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은 앞으로 대표팀 소집 기간에 대표 선수를 위한 의무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무자격자에게 대표 선수의 치료를 맡길 수 없도록 한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을 엄격히 준수하는 차원이다.

넷째, 선수의 개인 의무 트레이너 중에 협회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소지하고, 해당 선수의 치료를 희망하는 사람은 일정 인원을 선발해 대표팀 소집 기간 중에 활용하기로 했다.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2023.03.15. jhope@newsis.com

다만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선수의 개인 의무 트레이너도 대표팀 닥터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선수 상태를 수시로 보고하는 등 기본 수칙은 준수해야 한다.

협회는 보통 2경기씩 치르는 A매치 기간에는 파트 타임 인력을 포함해 4~5명의 의무 트레이너를 대표팀에 투입하고, 아시안컵과 월드컵 본선처럼 장기간 소집할 때는 총 6명의 의무 트레이너 투입을 원칙으로 했다.

따라서 3월 A매치 기간에는 협회가 상시 고용하는 의무 트레이너 2명, 파트 타임 인력 2명, 클린스만 감독 추천의 독일 출신 의무 트레이너 1명이 합류한다.

카타르월드컵 기간 중 일부 선수들이 배제를 요청했던 전 의무티장 A씨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연령별 대표팀만 맡기로 했다.

다섯째, 의무 트레이너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을 강화하고,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대표 선수의 의무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부상 방지와 최상의 컨디션 유지에 힘쓸 계획이다.

한편 클린스만호는 20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처음 소집돼 24일 콜롬비아(울산문수축구경기장), 28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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