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주목한 SBS 양자경 수상소감 삭제 논란

윤유경 기자 2023. 3. 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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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들이 배우 양자경(량쯔충·Michelle Yeoh)의 아카데미상 수상 연설에서 '여성들'이라는 표현을 지운 SBS 왜곡보도 논란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SBS 사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여성 권한 강화 논의에 낙인을 찍은 한국의 반페미니즘 물결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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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타임지·NPR, 영국 NME, CNN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TheStar 잇달아 보도해
'한국의 반페미니즘 정서, 해당 사태 초래했다' 지적 이어져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해외 언론들이 배우 양자경(량쯔충·Michelle Yeoh)의 아카데미상 수상 연설에서 '여성들'이라는 표현을 지운 SBS 왜곡보도 논란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SBS 사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여성 권한 강화 논의에 낙인을 찍은 한국의 반페미니즘 물결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배우 양자경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그리고 여성 여러분(And ladies), 그 누구도 여러분들에게 당신의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라며 명확히 '여성들'을 지칭한 수상소감을 말했다. 평소에도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 온 양자경이 수상 소감을 통해 여성들을 격려한 것이다.

▲수정된 SBS 영상. 삭제된 이전 영상에서는 '여성 여러분'이라는 자막과 음성이 지워져 있었다. SBS 8뉴스 영상 갈무리.

그런데 SBS는 지난 13일(한국시각) '8뉴스'에서 양자경의 수상소식을 전하며 수상 소감 중 '여성 여러분(And ladies)'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자막뿐만 아니라 음성에서도 지웠다. SBS를 제외한 KBS, MBC 등 다른 지상파 방송과 종편 뉴스에서는 '여성 여러분'을 포함한 음성과 자막을 그대로 내보냈다.

이에 '여성의 자리를 지운 악의적 왜곡 보도'라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SBS는 해당 영상을 '여성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표기한 영상으로 교체했다. 해당 보도를 한 SBS 기자는 지난 15일 미디어오늘에 “처음에 리포트를 붙인 싱크 길이가 15초여서 전체 리포트 길이가 늘어났고, 중간을 자르다가 발생한 일”이라며 “(의도적으로) 한 단어만 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BS 보도국도 공식 입장을 통해 “의도를 갖고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이번 SBS 논란에 주목했다. 해외 언론들은 SBS 사태를 자세히 소개하며 한국의 반페미니즘 정서를 덧붙여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타임지 기사 갈무리.

미국 타임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반페미니스트 백래시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방송사가 양자경의 오스카상 수상 연설을 검열했다>(A South Korean Broadcaster Censored Michelle Yeoh's Oscar Award Speech Amid Rising Antifeminist Backlash)는 제목의 기사에서 “방송사의 검열과 여성혐오를 비난하고 경영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SBS 게시판에 쇄도했다”며 “이러한 분노는 한국 여성들이 페미니즘과 양성평등 운동에 대한 국내의 적대감이 커지는 상황을 직면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반페미니즘은 지난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보수 성향의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일조했다”며 “세계경제포럼의 연례 성별 격차 지수에서 한국은 146개국 중 99위를 차지했다”고 반페미니즘 정서를 설명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사 NPR도 지난 14일 <한국의 한 주요 방송사가 양자경의 오스카 연설에서 '여성들'을 생략했다>(A major South Korean broadcaster omitted 'ladies' from Michelle Yeoh's Oscars speech)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은 한국의 젠더 담론을 둘러싼 긴장된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이 성차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주도하는 반페미니즘 물결은 한국에서 여성 권한 강화에 대한 논의에 낙인을 찍었다”며 “많은 젊은 여성들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히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동료들 사이에서도 여성의 권리에 대해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사 NPR 기사 갈무리.

영국 주간지 NME는 같은 날 <한국 방송사 SBS, 미셸 여의 오스카 수상 소감 편집 논란>(Korean network SBS faces backlash for editing Michelle Yeoh's Oscars acceptance speech)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해당 방송사는 '여성 여러분'이라는 문구를 편집해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SBS는 뉴스 보도를 위해 연설을 편집해 비판 받았고, 누리꾼들은 여성혐오를 비판했다”고 했다.

▲영국 NME 기사 갈무리.

양자경의 출생지인 말레이시아의 언론 The Star도 15일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을 전하며 “한편 일부에서는 성별에 대한 언급을 배제하기 위해 '여성들'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은 많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CNN 인도네시아도 14일 “SBS는 2023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셸 여의 연설에서 '여성' 부분을 생략한 것에 대해 여성혐오적이라는 비난과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The Star 기사 갈무리.
▲ CNN 인도네시아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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