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FIFA 회장 연임 확정, 단독 드리블 ‘축구 대통령’…재집권 ‘골인’

윤은용 기자 2023. 3. 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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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수조원 쓰는 축구 제국 수장
4년간 폭발적 양적 성장 이뤘지만
돈만 집착한다는 비판은 ‘그림자’
투표 없이 만장일치…2027년까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제73차 FIFA 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키갈리 | AP연합뉴스

명암이 뚜렷한 인물이지만, 그 외에는 답이 없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연임을 확정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제73차 FIFA 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이탈리아계 스위스인이자 변호사 출신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 등을 지낸 인판티노 회장은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 비리 혐의로 물러난 후 UEFA 집행위원회의 지지를 얻어 2016년 2월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2019년 선거 때 단독 입후보해 올해까지로 임기를 늘렸고, 이번에 다시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도 인판티노 회장이 단독 출마하면서 별도의 투표 절차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만장일치로 연임이 확정됐다. 이로써 인판티노 회장은 2027년까지 4년 더 FIFA를 이끈다.

FIFA는 2016년 ‘회장의 임기는 12년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이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 처음 당선됐고, 첫 당선 때는 전임 회장의 임기를 채운 것으로 인정돼 다음 선거까지도 나설 수 있다.

FIFA는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을 통해 국제 스포츠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권력을 휘두르는 단체다. FIFA 회장은 한 해 수조원을 쓰는 거대한 ‘축구 제국’ 수장이다. 2022년 ‘FIFA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FIFA는 2023~2026년 사이 수입만 110억달러(약 14조3000억원)를 기대한다. FIFA는 2019~2022년 사이 76억달러(약 9조9000억원)를 벌어들이면서 역대 최고 수입을 기록했는데, 다시 이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수익 증대를 목표로 했다. FIFA는 ‘FIFA 포워드’와 같은 축구 지원 사업에 향후 4년간 약 100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엄청난 수익 증가는 취임 후 FIFA의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만들어낸 인판티노 회장의 업적으로 평가된다. 그는 올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 출전국을 32개국으로 늘렸고, 또 기존 32개국이 출전하던 남자 월드컵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이 출전하도록 하면서 시장을 확대했다. 클럽 월드컵 역시 2025년부터 32개국이 경쟁하게 하는 등 주요 대회 규모를 더욱 키워 중계권, 티켓 판매, 광고 등 수익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주요 대회에서 비디오 판독(VAR), 반자동 오프사이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오심을 줄이게 한 것도 인판티노 회장의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너무 돈에만 집착한다는 비판 등 그림자도 짙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개최 과정에서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역대 최고의 대회”라며 외면했다. 월드컵 규모 확대 등으로 생기는 선수들의 피로도나 축구 환경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진다.

외신에서도 인판티노 회장의 연임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드러낸다. 영국 ‘BBC’는 인판티노 회장이 이날 2027년 여자 월드컵의 상금을 2026년 남자 월드컵 상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든 남녀 선수들이 숙박과 항공편 등 동등한 조건과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인판티노의 말에 환영했다”고 전했다.

반대로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가 재임한 뒤 FIFA가 안정됐지만, 재임 기간 내내 축구계 이해관계자들과의 치열한 싸움은 계속돼 왔다”며 “이날 총회에 참석한 대다수의 국가는 수입의 상당 부분을 FIFA에 의존하는 중소국이었다”고 꼬집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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