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GPT-4 탑재한 카톡 채널 아숙업 써보니…
‘윤석열 누구냐’에 여전히 “전 검찰총장”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오픈AI의 새로운 대형언어모델 ‘GPT-4’를 탑재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인 업스테이지는 카카오톡 메신저 기반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인 ‘아숙업(AskUp)’에 GPT-4를 적용했다고 17일 밝혔다. 아숙업은 카카오톡으로 ‘챗GPT’와 대화(채팅)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6일 출시됐다. 카카오톡에서 ‘AskUp’ 채널을 검색해 추가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새롭게 바뀐 아숙업은 GPT-3.5와 GPT-4를 모두 활용한다. 사용자가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느낌표)를 입력하고 질문을 하면 GPT-4 기반의 챗GPT가 대답하고, 느낌표를 입력하지 않으면 GPT-3.5 챗GPT가 답하는 식이다. 오픈AI가 최근 유료 사용자에 한해 GPT-4 기반의 챗GPT를 출시하자 이를 업스테이지가 아숙업 서비스에 반영한 것이다. 업스테이지는 아숙업의 GPT-4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GPT-4에는 하루 10번, GPT-3.5에는 하루 100번만 질문할 수 있다.
GPT-4를 통해 생성된 문장은 더 자연스럽고 길이도 길었다. 기자가 ‘! 지구 종말 위기의 순간 한 영웅이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달라’고 해봤다. 이에 아숙업은 태양계를 통째로 파괴하려는 외계인 군단 ‘코스모스파이어’와 이에 맞서는 전설 속 영웅 ‘갤럭시 워리어’의 이야기를 기승전결을 갖춰 1000자 분량으로 만들어냈다. 반면 GPT-3.5 버전에서는 400자 분량의 밋밋한 글이 나왔다.
다만 GPT-4 버전에서도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 문제는 있었다. 아숙업에 ‘! 윤석열은 누구냐’고 묻자 ‘대한민국의 정치인이자, 전 검찰총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기존 GPT-3.5와 마찬가지로 GPT-4 역시 2021년 10월 이전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이라며 “이에 아숙업도 최신 정보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MS도 워드·엑셀·PPT에 탑재…연설문 써주고 PT자료도 만들어줘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 서비스인 MS 365에 ‘코파일럿’(부조종사) AI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코파일럿에는 오픈AI의 새로운 GPT-4 모델이 부분적으로 사용됐으며, 이전 버전인 GPT-3.5 모델과 MS의 데이터 등이 함께 작동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MS의 코파일럿 시연 영상을 보면, MS의 워드·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팀즈 등을 사용하는 이들은 언제든 코파일럿과 대화(채팅)를 나눌 수 있다.
MS 상무가 워드 시연에서 “내 딸의 졸업파티에서 발표할 3분 분량의 글을 써줘. 학교생활을 잘 마친 아이가 너무 자랑스럽다는 내용을 넣어줘”라고 요청하자, 코파일럿이 그럴듯한 연설문을 작성했다. 이외에도 엑셀에서는 코파일럿에 “매출표에서 주요 동향 3가지를 뽑아 문장으로 요약해달라”고 명령할 수 있다. 파워포인트에서는 “워드 파일을 기반으로 10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T) 자료를 생성해달라”고 하면 만들어준다. 시연 영상에서 코파일럿은 명령을 받자마자 바로 결과물을 내놓았고 수준도 높은 편이었다.
MS는 현재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이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 시점과 가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MS는 검색엔진 빙에도 GPT-4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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