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게이단렌 회장 “천재일우 기회”

도쿄/최경운 기자 2023. 3.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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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한일 주요 경제계 인사들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반기며 상호 투자 등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한국 대통령의 한일 경제인 행사 참여는 2009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방일 기간 개최한 ‘한일 경제인 간담회’ 이후 14년 만이다. 국내 5대 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것도 약 20년 만에 처음이다.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왼쪽부터)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이날 대표 발언에서 “일한 정부가 관계 건전화를 위해 노력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산업에서 그린 트랜스포메이션(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 저출산 고령화 대응 등 일한 양국이 함께 대처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이번 한일 (정상) 합의는 양국 경제계에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이상으로 반가운 소식”이라며 “양국 경제계는 투자 확대, 자원 무기화에 공동 대응, 글로벌 공급망 협력, 인적 교류 정상화, 제3국 공동 진출, 신산업 협력 등을 확대해나가겠다”고 했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반도체 보조금 문제에 대해 한일이 함께 협력해 대응할 수 있나’라는 기자 질문에 “살아보니까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敵)은 적을수록 좋다”고 답했다. 일본과 우의가 쌓이면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며 “양국 간 파트너십이 다방면으로 공고해지도록 책임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으로 “일본 기업들의 분위기가 완연하게 달라지고 좋아졌다. 장막이 걷히는 느낌”이라며 “일본이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소재 장비 부품과 한국 첨단 중소기업 등 양국 간 기술·인적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양국 재계가 마련한 미래 기금을 언급하며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에까지 활용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일한경제협회장인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 상사 특별고문은 “징용 문제를 해결한 (윤 대통령)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며 “양국은 난국 극복에 필요한 공통의 가치관, 함께 직면한 공통 과제가 많아 힘을 합치면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미쓰비시 계열사인 미쓰비시 중공업은 일제 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 기업이다. 이날 피고 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 중공업 관계자는 불참했다.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 특별고문은 “지속 성장을 위한 양국 협력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안정적 발전에 큰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고, 야스나카 다쓰오 미쓰이물산 회장도 “전자 등 첨단 산업 공급망과 LNG 선박 등 조선 분야 협력을 더 강화하고, 수소·암모니아·메탄 등 탄소 중립 대응을 위한 공동 연구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카 모토유키 스미토모 상사 특별고문은 “한일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4년간 121건의 해외 공동 사업을 추진했고, 금액으론 27조엔, 국가 수는 46개, 참여한 한국 기업은 51개, 일본 기업은 84개였다”며 한일의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 인사말에서 “한일 양국이 공급망, 기후변화, 첨단 과학기술, 경제 안보 등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야스나가 다쓰오 미쓰이물산 회장, 하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명예고문 등 11명이 자리했다. 한일이 각각 10억원씩 출연키로 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일본 피고 기업들의 참여 문제는 향후 한일 관계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한일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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